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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전업투자자, 진짜 자유로운 삶일까?

  • 기준

전업투자자로 몇 년째 살고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접했다.

그 사람은 일반 직장인보다 수입이 훨씬 많다고 했다. 그런데 고민이 이상한 방향에 있었다.

이제는 일반 직장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내가 무섭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돈도 잘 버는데 뭐가 문제지?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천천히 생각해보니 그 두려움의 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투자자의 삶이 너무 오래되다 보면, 이력서에 쓸 게 없어진다. 사람들 사이에서 요즘 뭐 하세요?라는 질문에 쉽게 답하기 어려워진다.

사회라는 울타리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건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었다. 인간은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감각이 필요한 존재인데, 전업투자자는 그 감각을 스스로 포기해야 하는 삶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직장인들이 부러워하는 그 삶, 당사자는 다른 걸 부러워한다.

흥미로운 역설이 있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전업투자자를 부러워하고, 전업투자자는 오히려 평범한 직장인의 일상을 그리워한다는 것이다.

아침마다 지옥철을 타고, 점심 메뉴 고르는 것조차 눈치를 봐야 하는 그 삶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건 직장인의 입장에서는 당연하다.

반대로 하루 종일 혼자 차트를 들여다보고, 수익이 나도 나눌 사람이 없고, 손실이 나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삶은 또 다른 종류의 외로움이다.

이걸 배부른 소리라고 잘라 말하는 시각도 있다.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배부른 사람도 외로울 수 있고, 자유로운 사람도 방향을 잃을 수 있다. 어느 한쪽만이 진짜 고생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본다.

전업투자, 아무나 뛰어들면 안 되는 이유…

이 주제를 들여다보면서 가장 현실적이라고 느껴진 이야기 하나가 있다.

주식 7년 이상 하면서 매달, 매년 꾸준히 수익이 나고, 매수·매도 자체에서 순수한 재미를 느낀다면 그때 생각해봐도 된다.

단순히 수익이 났다는 게 아니다. 꾸준함이 핵심이다.

운 좋게 한두 번 크게 먹었다고 전업을 선언했다가 시장이 돌아서는 순간 멘탈이 무너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특히 2022년 하락장처럼 시장 전체가 무너지는 시기를 트레이딩으로 수익을 유지했다면 그건 진짜 실력의 증거가 된다는 시각이 있다.

반대로 그 시기에 수익이 나지 않았다면, 아직 직장을 붙드는 편이 낫다는 냉정한 조언도 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다. 투자 수익이 잘 나올 때일수록, 지출도 함께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투자소득이 노동소득을 3년 이상 꾸준히 앞서고 있다면 선택지로 고려할 수 있지만, 그 수익을 다 써버린다면 결국 평생 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도 설득력이 있다.

월 배당 300만 원의 현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그림이 있다. 배당금만으로 먹고사는 삶이다. 그런데 이걸 현실적으로 계산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배당주 기준으로 매달 300만 원의 배당금을 받으려면 대략 10억 원 이상의 자산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결국 그 10억이 없다면, 지금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은 그 종잣돈을 모으기 위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직장을 다니는 게 단순히 생존이 아니라, 미래 투자를 위한 준비 단계로 보이기 시작한다.

또한 가정이 있고 자녀가 있다면 한 달에 최소 400~500만 원이 필요하다. 2~3억 정도의 시드머니로 전업투자를 한다는 건, 수익률 압박이 너무 심해서 오히려 무리한 투자로 이어지기 쉽다는 점도 현실적인 경고로 들렸다.

투자소득이 노동소득보다 크다고 해서, 노동소득이 필요 없어지는 건 아니라는 시각이 인상 깊다.

직장을 다니면서 받는 월급은 단순히 생활비가 아니다. 시장이 하락할 때 주식을 팔지 않아도 버틸 수 있는 심리적 안전망이 된다는 것이다.

전업투자자는 생활비를 모두 투자 수익에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 하락장이 오면 어쩔 수 없이 손절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반면 직장을 병행하는 투자자는 월급이 들어오는 동안 하락장을 버티며 오히려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이게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든다고 본다.

5년간 매년 연봉보다 많은 수익을 올렸다는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그럼에도 그 사람은 전업투자가 아닌 은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충분한 자산이 쌓이면 대부분을 지수 ETF에 넣고, 나머지 일부만 직접 운용하는 방식으로 살겠다는 것이다.

이게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답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업투자자라는 이름표보다, 매일 수익을 쫓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삶 자체가 진짜 목표인 것이다. 그 두 가지는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꽤 다른 삶이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부모님이 뭐 하시냐는 질문에 주식한다는 답과 회사 다닌다는 답이 주는 사회적 온도 차이가 아직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녀가 있고 그 아이들이 결혼을 앞두고 있다면, 이 부분이 생각보다 크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좋든 싫든, 직장이 주는 사회적 명함이라는 기능이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유효하다. 전업투자자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도 솔직하게 고려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업투자자를 동경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삶이 진짜 자유로운지는 직접 들어가봐야 안다.

돈이 많다고 해서 외롭지 않은 건 아니고, 시간이 자유롭다고 해서 불안하지 않은 건 더더욱 아니다.

지금 당장 전업을 결정하기보다는, 직장을 다니면서 꾸준히 실력을 쌓고 시드머니를 키우는 게 훨씬 안전하고 오래가는 방법이라는 것이 수많은 투자자들의 공통된 결론에 가까웠다.

전업투자자라는 결과보다, 투자로 먹고살 수 있는 실력을 먼저 갖추는 것이 순서다. 그 실력이 증명되면, 전업이든 은퇴든 선택은 스스로 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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