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또래 중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을까?
열심히 모으고, 아끼고, 굴리고는 있는데 막상 숫자로 확인하면 어디쯤인지 감이 잘 안 잡힌다.
그래서 뱅크샐러드 같은 자산관리 앱을 열어보게 되는데, 거기서 나오는 내 자산 순위라는 기능이 꽤 흥미롭다.
최근 40대 초반 남성 기준으로 순자산이 약 13억 1천만 원대에 이르면 상위 6.0% 구간에 해당한다는 데이터가 눈에 들어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상위 7.0%였는데, 자산이 약 1천만 원 정도 더 늘어나면서 순위가 한 단계 올라간 셈이다. 단 1천만 원 차이로 퍼센트가 달라진다는 게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순자산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순자산 계산법은 단순하다. 모든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이다. 여기서 자산에는 현금, 예적금, 주식, 펀드, 연금, 보험 환급금뿐 아니라 부동산도 포함된다.
단 부동산은 현재 시세 기준으로 보고, 해당 부동산에 묶인 대출이나 전세보증금은 부채로 차감한다.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부동산 포함 여부인데, 당연히 포함이다. 집이 있다면 그 집의 현재 가치에서 대출금을 빼면 그게 순자산에 들어간다.
반대로 부동산 없이 금융자산만으로 13억을 모았다면 그건 또 다른 의미에서 대단한 일이다.
실제 자산 구성은 어떻게 생겼나?
공개된 자산 내역을 보면 꽤 구체적이다. 예치 현금이 약 9천3백만 원, 예금이 7천만 원, 그리고 투자 자산이 무려 11억 1천만 원에 달한다.
공격형 자산 비율이 84.8%에 이르고, 총 투자 수익률은 +53%를 넘었다. 연금도 3천3백만 원 가량 쌓여 있다.
이 구성을 보면 한 가지가 확실하다. 현금 비중을 최소로 줄이고, 투자 자산 쪽에 아주 공격적으로 집중한 포트폴리오라는 점이다.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한 결과가 50% 넘는 수익률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뱅크샐러드의 순위 데이터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가 하는 문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고도, 아니다고도 할 수 없다는 게 맞는 것 같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앱을 사용하는 사람이 특정 성향에 치우쳐 있다. 자산 관리에 관심이 많고, 데이터를 꼼꼼히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주로 이 앱을 쓴다.
그러니 전체 40대 평균보다 높은 자산을 가진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모여 있을 가능성이 있다. 즉, 앱 기준 상위 6%가 전체 40대 중에서는 실제로 더 높은 순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둘째, 반대로 자산을 다 등록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통장 하나만 연결해두고 집은 등록 안 한 경우도 흔하다. 이 경우 해당 사람의 순자산이 실제보다 낮게 집계되어 전체 데이터가 하향 왜곡될 수 있다.
셋째, 직접 수기 입력이 가능하다는 점도 변수다. 실제보다 부풀려서 넣거나 빼고 넣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같은 공식 자료와 비교해보면 뱅크샐러드 데이터와 얼추 맞긴 한다는 시각도 있다. 어디까지나 참고 지표 정도로 보는 게 현실적이다.
1인 기준인가, 가구 기준인가?
또 하나 헷갈리는 게 있다. 이 13억이라는 수치가 1인 기준인지, 가구 기준인지다.
뱅크샐러드의 자산 순위는 기본적으로 가구 단위를 기준으로 보는 게 맞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앱에 연결된 계좌 기준이기 때문에 본인 명의 자산만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가계 단위 비교를 하려면 가구 기준이 더 적합하다.
만약 1인 기준으로 따진다면 상위 6% 선은 9억 원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부부 합산으로 따진다면 26억 2천만 원이 되는 셈이라는 계산도 나온다.
그렇다면 40대 1%는 얼마일까. 여러 의견을 종합해보면 40대 기준 20억에서 30억 사이가 상위 1% 구간으로 언급된다. 30대 후반에서 30억을 달성하면 1%대라는 이야기도 있다.
집이 없으면 어떤가?
흥미로운 점이 하나 더 있다. 13억 1천의 순자산을 가진 이 사례에서 부동산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집을 팔았기 때문이다. 즉 13억이 온전히 금융자산이라는 뜻이다.

부동산을 보유한 경우라면 어떨까. 수도권 아파트 한 채만 있어도 시세가 10억은 가뿐히 넘는 경우가 많다.
대출이 없다면 그 10억이 고스란히 순자산으로 잡힌다. 그렇게 되면 웬만한 40대 자가 보유자라면 순자산 10억 선에 이미 들어서 있는 셈이 된다.
반대로 부동산 없이 금융자산만으로 13억을 모은 케이스는 투자 성과가 받쳐줬다는 걸 의미한다. 공격적인 비중과 50% 이상의 수익률이 그걸 보여준다.
순위가 6%든 7%든, 이 숫자 자체가 목표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자신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도구로는 꽤 유용하다.
막연하게 나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은데”하는 느낌이 아니라, 숫자로 확인하고 나면 다음 방향이 더 선명하게 잡힌다.
자산이 1천만 원 늘었더니 퍼센트가 바뀌었다. 작아 보이는 금액 하나가 의외로 많은 사람을 앞선다는 뜻이다.
꾸준히 쌓다 보면 어느 순간 이 퍼센트가 한 단계씩 올라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 흐름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 자체가 자산을 계속 관리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