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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수익금의 70%가 부동산으로 간다고?

  • 기준

주식으로 수익이 났을 때, 그 돈을 어떻게 쓰는지 한 번쯤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맛있는 거 사 먹고, 오래 갖고 싶었던 물건도 사고, 그렇게 소비로 이어질 것 같지만 실제 데이터를 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식으로 1만 원을 벌었을 때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금액은 고작 130원, 즉 1.3%에 불과하다고 한다.

1만 원을 벌었는데 소비는 동전 하나 수준이라는 뜻이다. 나머지 70%는 부동산으로, 나머지 약 28.7%는 다시 주식에 재투자된다고 보고 있다.

주식 열풍이 불고, 개인투자자가 늘어나고, 시장이 뜨겁다는 뉴스가 매일 나오는데 정작 그 돈이 실물 경제를 살리는 데는 거의 기여를 못 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선진국이랑 비교해보면 더 씁쓸하다.

비교 대상으로 미국, 유럽 같은 선진국들을 보면 주식 수익의 3~4%가 소비로 연결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약 2~3배 수준이다. 단순히 숫자 차이가 아니라, 주식 수익이 실제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느냐 아니냐의 차이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진국 사람들이 주식으로 돈을 벌면 여행을 가고, 외식을 하고, 소비를 통해 경제 순환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연결된다.

반면 우리나라는 돈이 부동산이나 재투자로 돌아가는 구조가 훨씬 강하다. 이게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심리적 무게감은 유별나다. 수십 년 동안 아파트 한 채가 가장 안정적인 자산이었고, 실제로 그 믿음이 맞아떨어진 경험이 쌓여왔다.

주식은 하루에도 오르내리고, 잘못하면 반 토막이 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반면 부동산은 어쨌든 오른다는 믿음이 사람들 머릿속에 깊이 박혀 있다.

그러니 주식으로 돈을 좀 벌었다 싶으면 자연스럽게 부동산으로 눈이 가게 된다. 이 돈으로 내 집 마련에 보태야지 혹은 더 좋은 동네로 갈아타야지 같은 생각이 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흐름이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비슷한 반응이 많았다.

주식으로 돈 벌면 6개월 뒤에 부동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주식이 계속 우상향이라도 이미 너무 올라있는 집 값을 생각하면 주식 복리가 더 나을 것 같기도 하다 같은 의견들이 오간다. 사람들 생각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느낌은 든다.

흥미로운 건 부동산 다음으로 재투자 비중이 생각보다 높다는 점이다.

약 28.7%가 다시 주식으로 돌아간다고 하니, 수익이 났을 때 빼서 쓰기보다 계속 굴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요즘 개인투자자들을 보면 이 흐름이 더 실감난다. 수익이 나도 그걸 다 소비하기보다 시드(시드머니)를 키우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수익 내면 소비는 안 하고 시드만 늘어난다는 말이 딱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주식이 일종의 취미이자 제2의 월급통장처럼 자리 잡은 셈이다. 의사, 자영업자, 직장인 할 것 없이 조기 은퇴를 꿈꾸며 주식 이야기를 달고 산다는 것도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그래서 내수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거다.

여기서 한 가지 불편한 진실이 보인다. 주식시장은 뜨거워졌고, 반도체 관련주들은 미친 듯이 올랐는데 동네 학원은 폐업하고, 자영업자들은 힘들다는 이야기가 계속 들린다.

이 두 현상이 공존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주식 수익이 소비로 이어지지 않으니 실물 경기에는 온기가 돌지 않는 것이다.

특정 종목만 급등하고 나머지는 제자리인 것처럼, 주식 시장의 열기가 일상 경제 전체로 퍼지지 못하는 구조다.

주식 도파민은 넘치는데 동네 상권은 썰렁한 이상한 풍경이 계속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이 돈의 흐름이 바뀌어야 한다.

주식 수익을 소비로 쓰라고 강요할 수도 없고, 그게 옳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주식시장의 성장이 진짜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수익의 일부가 소비나 다양한 산업으로 흘러가는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유동성의 순환은 오래전부터 주식 → 부동산 → 금 이 세 가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주식시장이 활황이어도 그 온기는 일부 자산가들 사이에서만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주식 투자 자체가 나쁜 건 절대 아니다. 재투자를 통해 자산을 키우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다. 다만 주식으로 번 돈이 어디로 가는지를 인식하는 것 자체가, 내가 경제라는 큰 흐름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고 본다.

내 지갑 속 130원이 어쩌면 생각보다 더 의미 있는 숫자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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