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모델Y를 선택하게 된 건 단순했다. 아이를 뒷자리에 태워야 하니 SUV가 필요했고, 전기차 유지비 절감이라는 실용적인 이유가 더해졌다.
차량 스펙도 나쁘지 않았고, 가격 대비 기능도 충분해 보였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순간까지만 해도 별다른 걱정이 없었다.
그런데 막상 도로 위에서 한 달을 보내고 나니, 가장 크게 체감된 부분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왔다. 바로 승차감이었다.
고속도로는 괜찮다. 문제는 일반 도로다.
평탄한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는 생각보다 조용하고 부드럽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 덕분에 방금 새로 깔아놓은 아스팔트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느낌이 있다.
이 부분만 보면 승차감 나쁘지 않네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하지만 일반 국도나 조금이라도 노면이 고르지 않은 도로에 진입하는 순간, 상황이 달라진다.
특히 한쪽 바퀴만 장애물을 밟게 되는 상황, 예를 들어 도로 한쪽에만 패인 곳이 있거나 방지턱을 살짝 비스듬하게 넘을 때 차체가 꽤 심하게 출렁인다.
이걸 경험하고 나면 울퉁불퉁한 도로가 눈에 보일 때마다 괜히 긴장하게 된다.
아이를 뒷자리에 태웠을 때는 더 조심스러워진다. 속도를 줄이고 최대한 천천히 지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책이 됐다.
이게 SUV의 특성인가, 아니면 테슬라만의 문제인가?
사실 이 질문이 핵심이다. SUV는 무게 중심이 높아 구조적으로 좌우 출렁임이 세단보다 클 수밖에 없다.
GV80 같은 고급 국산 SUV도 승차감이 부드럽다고 하기 어렵다는 건 SUV를 타본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모델Y의 경우는 조금 다른 특성을 보인다. 상하 충격 흡수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좌우 롤링 즉 차체가 옆으로 흔들리는 부분에서 유독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이는 테슬라가 의도적으로 스태빌라이저를 단단하게 세팅했기 때문이다.
코너링 안정성과 롤 억제력을 높이는 대신, 노면의 굴곡을 그대로 탑승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결국 이건 설계 철학의 문제다. 테슬라는 스포티한 주행 감각과 차체 안정성을 우선시한 세팅을 선택했고, 그 결과 부드러운 쿠션감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세단에서 넘어온 사람이라면 더 충격적으로 느껴진다.
그랜저나 BMW 5시리즈처럼 승차감이 세팅의 중심에 있는 세단을 타다가 모델Y로 넘어오면, 체감 차이가 크다.
같은 구간을 반복해서 주행하더라도 모델Y는 확연히 더 뒤뚱거린다는 걸 느끼게 된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거나 방지턱 앞에서 긴장감을 느끼는 경우도 생긴다.
반면 X3, X5 같은 BMW SUV나 스포츠 성향의 차를 타던 사람들은 비슷하거나 큰 차이가 없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전에 타던 차의 기준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체감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승차감은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라 비교 기준의 문제라는 말이 여기서는 어느 정도 맞다. 다만, 그 상대성이 모든 불편함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승차감 말고는 진짜 만족스럽다.
솔직히 말하면, 승차감 하나를 제외하면 모델Y는 납득할 수 있는 차다. 조용한 실내, 넓은 공간, 저렴한 전기 충전비, 그리고 꾸준히 업데이트되는 소프트웨어 기능까지…
가격 대비 이 정도 조합을 제공하는 차는 많지 않다.
시트 불편함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운전 중 포지션을 자주 바꿔야 하거나 다리 쪽에 압박감이 느껴진다는 것인데, 이 역시 장시간 운전 시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승차감과 시트, 이 두 가지가 모델Y의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의 실용성이 이 단점들을 상당 부분 상쇄한다. 연료비 절감 효과는 체감이 크고, 기름 넣는 번거로움이 사라지는 것만으로도 일상이 꽤 편해진다.
모델Y를 고민 중이라면 한 가지를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게 좋다고 본다.
나는 평소에 어떤 도로를 주로 달리는가?
고속도로 비중이 높고, 코너링이나 가속 성능에 더 무게를 두는 사람이라면 모델Y의 세팅이 오히려 잘 맞을 수 있다.
반면 일반 국도나 주택가 이면도로 위주로 운전하고,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시승을 통해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쉽게도 모델Y는 별도 시승 차량을 운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지인의 차를 빌리거나 렌트카로 먼저 체험해보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모델Y AWD는 나쁜 차가 아니다. 단지 모든 사람에게 맞는 차가 아닐 수 있다.
승차감에 민감한 사람, 특히 어린아이를 자주 태우거나 허리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점을 충분히 감안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는 결국 타는 사람의 생활 방식에 맞아야 한다. 스펙보다 더 중요한 건 내 일상에서 그 차가 얼마나 편한가이다. 모델Y를 선택하기 전에 그 질문에 먼저 솔직하게 답해보는 것이 후회 없는 구매의 시작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