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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니퍼 Y RWD, 실제로 타보면 느끼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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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니퍼 Y RWD는 분명히 매력적인 차다. 정숙하고, 연비도 훌륭하고, 오토파일럿 기능은 고속도로에서 편안한 드라이빙을 제공한다.

하지만 차라는 게 장점만 있는 물건은 세상에 없다. 어느 정도 적응이 된 시점에서 차분히 돌아보면, 주니퍼에는 분명하게 불편한 부분이 존재한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글은 주니퍼를 깎아내리려는 목적이 아니다.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장밋빛 후기보다 현실적인 이야기가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솔직하게 정리해본다.

이 차, SUV라고 부르기엔 어딘가 어색하다.

주니퍼는 외형상 SUV처럼 생겼다. 높직하고 넓적한 차체, 앞뒤로 툭 튀어나온 펜더, 도로에서 꽤 큼직하게 보이는 존재감. 그런데 막상 타보면 실질적인 SUV의 장점은 거의 느끼기 어렵다.

지상고가 낮다. 일반적인 SUV에서 기대하는 시야 확보나 약간의 험로 주행 가능성 같은 건 기대하지 않는 게 맞다.

실제로 운전석에 앉아보면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은 착좌감이 느껴진다. 이 차의 디자인 방향성이 공기역학적 효율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설정되어 있다 보니, 전통적인 SUV가 주는 높은 아이포인트나 넉넉한 최저지상고는 자연스럽게 포기된 구조다.

모델3의 플랫폼과 디자인 철학을 상당 부분 이어받은 차라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

전폭은 넓고 높이는 낮은, 말하자면 SUV의 껍데기를 쓴 크로스오버라고 보는 시각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팰리세이드나 투싼 같은 정통 SUV와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이 차이가 한눈에 드러난다.

주니퍼는 같은 급의 SUV보다 전폭이 넓으면서도 차고는 상당히 낮다. 이게 좋다는 사람도 있지만, 원래 SUV를 타던 사람이라면 분명히 낯선 감각이다.

주니퍼를 타면서 가장 자주 체감하는 불편함은 주차다.

운전 경력이 짧아서가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차종을 경험해본 사람일수록 이 차의 주차 감각이 직관과 다르다는 걸 더 빠르게 느낀다.

문제는 앞뒤 펜더의 과도한 곡면 돌출이다. 펜더가 차체 옆으로 상당히 불룩하게 나와 있기 때문에, 운전석에서 감각적으로 판단한 차폭과 실제 차폭 사이에 간극이 생긴다.

실내 배터리를 최대한 넓게 배치하고 측면 카메라를 장착하기 위한 구조적 이유가 있겠지만, 운전자 입장에서는 이게 신경 쓰이는 요소다.

전면 주차를 즐겨 하던 사람이라면 주니퍼로 바꾼 뒤 한동안 그걸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 좁은 주차장에서 앞 범퍼와 뒤 펜더의 간격을 동시에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예상보다 자주 생긴다.

전면 주차의 장점인 하차 편의성이나 문콕 위험 감소를 포기하고 후면 주차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늘어난다.

회전반경, 이건 팩트다.

주니퍼의 회전반경이 동급 차량 대비 크다는 건 수치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같은 급 국산 SUV들과 비교했을 때 싼타페보다 약 30cm, 팰리세이드보다 약 20cm 더 큰 회전반경을 가진다.

아이오닉5(5.99m)나 EV6(6.05m), Q4 e-tron(37.7ft) 등 전기차 경쟁 모델들과 비교해도 주니퍼(39.8ft)의 회전반경은 동급 최대 수준에 해당한다.

일상적인 도로에서는 크게 체감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골목에서 유턴을 하거나 협소한 주차장에서 출차할 때 이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기존에 타던 차라면 한 번에 빠져나왔을 상황에서 후진을 한 번 더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처음에는 낯설고 불편하지만, 대부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이 차의 특성에 맞게 운전 습관이 조정된다. 다만 적응 전까지 이 회전반경이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강변북로나 고속도로처럼 직선 구간에서 오토파일럿은 편안하다. 그런데 차선 변경이나 커브가 있는 구간에서 조향을 가져가면, 좌우로 약간 흔들리는 기계적인 움직임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부드럽게 핸들이 잡히는 게 아니라 시스템이 보정하는 느낌이 살짝 남는 것이다.

고속에서 커브가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오히려 직접 핸들을 잡는 게 더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시트와 손잡이도 아쉬운 부분…

조금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시트도 완벽하지 않다. 장거리 운전에서 허리를 지지하는 요추 부분의 서포트가 개인에 따라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고, 목 받침도 취향에 따라 별도로 추가 구매를 고려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경쟁 차량인 아이오닉5가 허벅지 지지대와 헤드레스트 측면 지지를 더 세심하게 구성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문 손잡이도 마찬가지다. 플러시 타입의 손잡이는 외관상 매끄럽고 세련되어 보이지만, 양손이 자유롭지 않을 때 문을 열기가 꽤 불편하다. 아이를 안고 있거나 물건을 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불편함이 실제로 체감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를 비판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이야기한다.

정숙성, 경제성, 오토파일럿의 완성도는 같은 가격대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수준이다. 주니퍼 RWD는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차임에 틀림없다.

다만 SUV를 기대하고 구매했다면, 또는 좁은 주차 환경에 자주 노출되는 상황이라면 이 차의 형태적 특성이 예상보다 자주 체감될 수 있다는 점은 미리 알고 가는 게 좋다.

적응이 되면 해결되는 부분도 있지만, 회전반경이나 차체 감각은 적응 이후에도 신경이 완전히 꺼지지는 않는다.

모든 차에 장단점이 있고, 어떤 사람에게 단점이 되는 부분이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중요한 건 구매 전에 이런 특성을 미리 파악하고 본인의 라이프스타일과 맞는지 따져보는 것이다. 테슬라는 분명히 독특한 차다. 그 독특함이 본인에게 매력으로 느껴지는지, 불편으로 느껴지는지를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이 글은 다양한 실구매 경험을 토대로 제3자 시각에서 정리한 내용이다. 개인 운전 환경에 따라 체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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