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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형 퇴직연금 수익률 2%의 충격, ETF로 포트폴리오 바꾼 이유

  • 기준

퇴직연금 계좌를 개설해놓고 그냥 놔뒀다가 뒤늦게 들여다본 적이 있다.

3년이 지나 있었는데 수익률이 고작 2% 언저리였다.

예금이랑 별 차이가 없는 숫자였다. 그제야 뭔가 잘못됐다는 걸 실감했다.

처음에는 그냥 회사가 알아서 해주는 줄 알았다.

DC형 퇴직연금은 회사가 돈을 넣어주는 건 맞는데, 그 돈을 어떻게 굴릴지는 본인이 직접 정해야 한다.

근데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처음에 이걸 잘 모른다. 입사할 때 서류 몇 장 싸인하고 끝이다 보니, 어느 순간 자동 포트폴리오 초저위험으로 세팅된 채로 몇 년이 흘러버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초저위험 상품은 말 그대로 손실이 거의 없는 대신, 오르지도 않는다.

마치 베개 밑에 현금 숨겨놓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물가는 매년 오르는데 수익이 2%면 실질적으로는 손해를 보고 있다고 봐야 한다.

미국 주식을 믿기로 했다면, 그 믿음을 퇴직연금에도 연결해야 한다.

직접 투자나 ISA 계좌에서는 S&P500이나 나스닥100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정작 퇴직연금은 초저위험 상품에 묶어두는 건 좀 모순된 행동이다.

두 계좌 모두 결국 내 노후 자산인데, 한쪽만 열심히 굴리고 다른 쪽은 방치하는 셈이 된다.

퇴직연금은 오히려 세금 혜택이 있는 계좌라서, 장기 복리 효과가 훨씬 크게 나타나는 공간이다. 여기서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면 진짜 아깝다고 생각한다.

채권혼합형 상품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다.

처음 포트폴리오를 바꿀 때 ACE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 ACE 미국나스닥100미국채혼합50액티브 같은 걸 골랐다면, 이름에 혼합이 붙어 있다는 걸 눈여겨봐야 한다.

이 상품들은 주식 50%, 채권 50% 비율로 구성되어 있다. 안전하긴 한데, 주가가 크게 오를 때 수익도 절반 수준으로 깎인다.

게다가 액티브라는 단어도 중요하다. 액티브 펀드는 운용사에서 종목을 직접 고르는 방식이라 보수(수수료)가 더 높다. 오랜 기간 쌓이면 수수료 차이가 꽤 의미 있는 금액이 된다.

반면 ACE 미국S&P500, ACE 미국나스닥100처럼 순수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상품은 수수료가 낮고, 지수가 오르는 만큼 고스란히 수익에 반영된다.

31살 직장인 기준으로 은퇴까지 최소 20~30년이 남아 있다면, 이 보수율 차이가 나중에 꽤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다면 안전자산은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까?

위험자산(S&P500, 나스닥100)을 70%로 가져가고, 나머지 30%는 안전자산으로 채우는 게 하나의 기준점이 된다.

이때 안전자산을 그냥 채권이나 원리금보장 상품으로 채우기보다는, 미국 주식 비중이 함께 들어 있는 혼합형 상품을 쓰는 게 낫다는 시각이 있다.

예를 들어 TIGER 미국테크TOP10채권혼합이나 KODEX 200미국채혼합 같은 상품들은 채권이 섞여 있어 낙폭이 덜하면서도, 미국 성장주나 국내 대형주가 같이 들어가 있어 완전한 채권보다는 더 잘 오르는 구조다.

TDF(Target Date Fund)도 종종 거론된다.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자동으로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을 늘려주는 방식인데, 귀찮음을 덜어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TDF도 종류마다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라서, 구성 종목 안에 S&P500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고 고르는 게 좋다.

TIGER TDF2045처럼 S&P500이 75% 수준으로 들어 있는 상품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더 높은 편이다.

1,500만 원을 다시 매도하고 매수하는 게 손해 아닐까?

퇴직연금 계좌 안에서 ETF나 펀드를 사고팔 때 발생하는 세금 문제는, 연금 계좌 특성상 인출 전까지 과세가 유예된다.

그래서 계좌 안에서 매도·매수를 반복해도 세금이 바로 빠져나가지 않는다. 수수료 자체도 크게 부담되는 수준이 아니다.

결국 처음 상품 선택을 잘못했다면, 지금이라도 바꾸는 게 수십 년 뒤 자산 규모에 훨씬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정리하면, 퇴직연금은 방치하면 안 된다.

특히 DC형은 본인이 직접 운용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초저위험 상품에서 시간만 흘러가게 된다.

미국 시장을 믿는다면, 그 믿음을 퇴직연금 계좌에도 일관되게 적용하는 게 맞다고 본다.

채권혼합이나 액티브 상품보다는 순수 지수 추종 패시브 ETF를 중심으로 구성하되, 안전자산 30% 정도는 주식 비중이 포함된 혼합형이나 TDF로 채우는 방식이 하나의 합리적인 선택지가 된다.

31살이면 시간이 가장 큰 무기다. 지금 제대로 구성해두면 30년 후 복리의 힘이 어마어마하게 불어나 있을 것이다. 늦게 알았다고 자책할 필요 없고, 지금 바꾸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투자 판단과 결과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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