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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중국 전기차, 직접 보고 나서 바뀐 생각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큰 기대가 없었다.

길을 걷다 우연히 BYD 매장 앞을 지나쳤는데, 쇼룸 안에 전시된 차가 눈에 들어왔다.

저게 그 중국 전기차? 하는 가벼운 호기심에 문을 열고 들어갔다.

겉모습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일단 외관 디자인부터 놀랐다. 중국차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어딘가 어색하거나 조잡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다.

라인이 깔끔하고, 전체적인 비율도 잘 잡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내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가격대의 국산 전기차나 유럽산 차들과 비교해도 공간감이 넉넉했다.

특히 뒷좌석에 앉아봤을 때의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독립 시트 구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편안함이나 공간감은 오히려 더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뒷자리에서 다리를 뻗어도 여유가 있었고, 천장 높이도 답답하지 않았다.

그러면 단점은 없는 걸까?

물론 모든 게 완벽하진 않다. 한국 시장에 들어오면서 중국 내수용 모델에는 기본으로 탑재된 몇 가지 옵션들이 빠졌다는 점이 아쉽다.

통풍 시트, 메모리 시트, HUD 같은 편의 기능들이 국내 출시 버전에서 제외된 것이다.

이걸 두고 의견이 갈린다.

어떤 사람들은 가격에 맞게 옵션을 조정한 건 당연한 기업 전략 아니냐고 본다.

반면 처음부터 그 옵션 포함된 버전이었으면 진정한 가성비였을 텐데 아쉽다는 시각도 있다. 어느 쪽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소비자들은 사실 옵션에 민감한 편이다.

같은 가격이라도 어떤 기능이 들어있느냐에 따라 차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달라지는 시장이 바로 한국이다.

그렇기 때문에 BYD 입장에서도 이 부분을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가 국내 판매에 꽤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주행감은 차종마다 다르다.

시승 후기들을 보면 엇갈리는 반응이 있다.

아토3 모델의 경우 가속 반응이 다소 둔하다는 평이 있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가속감을 기대했는데 예상보다 느리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이는 차의 결함이라기보다 제조사가 의도적으로 설정한 주행 성격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씨라이언7 모델은 주행 경험을 긍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묵직하고 안정적인 승차감이 마음에 든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같은 브랜드라도 모델별로 성격이 다르다는 점은 구매 전 반드시 직접 시승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중국차라는 이미지, 이게 가장 큰 벽이다.

상품성만 놓고 보면 BYD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실제로 유럽이나 호주 같은 해외 시장에서는 꽤 잘 팔리고 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런데 유독 한국에서는 중국차라는 인식의 벽이 높다.

기술력이나 상품성의 문제가 아니라, 정서적인 거부감의 문제다.

실제로 씨라이언7에 테슬라 로고만 붙였어도 잘 팔렸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말이 농담처럼 들리면서도 한국 소비자들의 인식을 정확히 짚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테슬라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가 많지만 미국 브랜드라는 이미지 덕분에 거부감이 훨씬 덜하다.

브랜드 이미지가 실제 제품 평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BYD의 등장이 반가운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소비자 선택지의 확대다.

지금까지 한국 전기차 시장은 5천만 원 내외의 차량이 주류를 이뤄왔다. 쉽게 말해,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아니면 전기차로 진입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였다.

BYD처럼 합리적인 가격대에 괜찮은 품질을 제공하는 브랜드가 시장에 들어오면, 가격 때문에 전기차를 포기했던 소비자들에게도 선택의 기회가 생긴다.

첫 차를 고민하는 사회 초년생이나 예산이 빠듯한 신혼부부에게는 특히 의미 있는 변화다.

물론 이것이 국산 자동차 업계에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경쟁이 없는 시장은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로 돌아온다. 국내 브랜드가 진지하게 위기의식을 갖고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면, 그건 오히려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본다.

결국 시장이 판단할 것이다.

어떤 차가 좋은 차인지는 결국 시간이 말해준다. 아무리 초기 반응이 좋아도 품질 문제나 AS 이슈가 생기면 금방 외면받고, 반대로 처음엔 낯설어도 꾸준히 신뢰를 쌓으면 자연스럽게 시장에 자리를 잡는다.

BYD가 한국 시장에서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아직은 지켜봐야 할 것이 많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차니까 별로겠지라는 선입견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이 차의 실제 상품성이 생각보다 훨씬 진지하게 볼 만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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