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알아보다 보면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인데도 인테리어 여부에 따라 가격이 크게 갈리는 경우를 종종 본다.
특히 20년 넘은 구축 아파트라면 이 차이가 더 두드러진다. 최근에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인테리어 된 집과 안 된 집 사이에서 흔들리는 마음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고민이라는 걸 알게 됐다.
20년 된 46평 아파트를 예로 들어보자. 한쪽은 인테리어가 3년 전에 새로 되어 있고, 다른 한쪽은 손을 대지 않은 상태다.
층수나 방향 조건은 비슷한데 가격 차이는 1억 원 정도 난다. 인테리어가 된 집은 거실과 안방, 베란다까지 확장했고 실링팬과 시스템 에어컨까지 설치돼 있다.
화이트 톤에 우드 소재 주방 서랍장, 마루바닥, 중문까지 기본에 충실하게 잘 맞춰진 스타일이다. 다만 주방이나 화장실처럼 개인 취향이 강하게 들어가는 공간은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이럴 때 드는 생각은 결국 하나다. 인테리어 스트레스와 업체 선정의 번거로움, 요즘 오른 인테리어 시세까지 감안하면 1억을 더 주고서라도 인테리어 된 집을 사는 게 맞는 걸까 하는 것이다.
요즘 인테리어 비용이 이렇게나 올랐다.
이 고민을 풀려면 먼저 현재 인테리어 시세를 알아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자재비와 인건비가 크게 오르면서 인테리어 비용도 덩달아 뛰었다.
특히 국제 정세 불안 이후로 자재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가격 상승 폭이 더 커졌다는 이야기가 많다.
46평 정도 되는 대형 평형을 기본 수준으로만 손봐도 1억 원은 훌쩍 넘는다는 게 요즘 시세다.
도배, 장판, 문틀, 욕실 정도만 바꿔도 수천만 원이 들어가고, 여기에 개인 취향을 조금이라도 반영하려면 금액은 더 올라간다.
한샘이나 아정당 같은 곳에서 통으로 맡기면 적당한 수준은 1억 원대, 고급으로 가면 1억 5천만 원에서 2억 원까지도 나온다는 게 일반적인 시세감이다. 직접 발품을 팔아 업체를 여러 곳 알아보고 진행하면 그보다는 아낄 수 있지만, 그만큼 몸과 시간을 써야 한다.
결국 1억 원 차이라는 게 요즘 시세로 보면 그렇게 크게 벌어지는 금액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게 냉정한 판단이다.
오히려 인테리어 된 집을 사는 게 세금이나 중개수수료, 시간까지 고려하면 더 합리적일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인테리어가 이미 되어 있는 집을 사면 가장 큰 장점은 이사 날짜에 바로 맞춰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별도의 공사 기간이 필요 없으니 그만큼 임시 거주 비용이나 이중 이사 부담도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테리어 공사 자체가 주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다는 게 크다.
인테리어를 직접 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공정이 예상보다 복잡하고, 업체마다 설명이 달라서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견적을 받아도 기준이 제각각이라 비교가 쉽지 않고, 시공 중에 하자가 생기면 그걸 체크하고 처리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깔끔한 집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메리트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아무리 기본에 충실하게 잘 되어 있어도 결국 전 주인의 취향이 반영된 공간이라는 한계는 있다. 주방 배치나 화장실 마감재처럼 개인 취향이 강하게 들어가는 부분은 살면서 계속 눈에 밟힐 수 있다.
반대로 인테리어가 안 된 집을 사서 직접 꾸미는 방법도 있다.
이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온전히 내 취향대로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생애 첫 집이라면 처음부터 원하는 스타일로 채워 넣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자연스럽다.
비용 면에서도 발품을 팔아 직접 공정을 짜고 진행하면 업체에 통으로 맡기는 것보다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그 과정에서 감수해야 할 게 적지 않다.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결정하고 챙겨야 하니 시간과 에너지 소모가 크고, 처음 해보는 인테리어라면 구조를 짜고 배치를 정하는 것부터 막막할 수 있다. 시공 후 하자가 생겼을 때 대응도 결국 본인 몫이 되는 경우가 많다.

또 하나 생각해볼 부분은, 직접 인테리어를 해서 입주한 뒤에도 살아보니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나와서 다시 손보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결국 인테리어라는 게 한 번에 완벽하게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인테리어가 되어 있는 집을 사기로 마음먹었다면 몇 가지는 미리 챙겨두는 게 좋다.
첫째, 인테리어가 언제 진행됐는지, 어떤 항목이 포함됐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게 좋다. 시스템 에어컨이나 샷시, 확장 공사 여부에 따라 실제 가치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둘째, 시공 업체의 애프터서비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보통 무상 AS 기간이 1년 정도로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고, 이후에는 유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도자에게 어떤 업체에서 시공했는지, 하자가 생겼을 때 어디로 연락하면 되는지 미리 받아두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된다.
셋째, 가격 협상 여지를 따져보는 것도 필요하다. 요즘 시세로 인테리어 비용 자체가 많이 오른 만큼 호가가 다소 높게 잡혀 있어도 무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네고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참고할 만하다.
이 고민을 정리하다 보면 결국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른다.
성격이 무던하고 특별히 취향을 고집하지 않는 편이라면, 그리고 지금 나와 있는 인테리어 상태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면 인테리어 된 집을 선택하는 게 여러모로 편하다. 이사 날짜도 맞출 수 있고,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다.
반면 취향이 확실하고 예민한 편이라면, 그리고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 여력이 있다면 안 된 집을 사서 직접 꾸미는 쪽이 만족도 면에서 더 나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최근 오른 인테리어 시세를 감안하면 예산을 넉넉하게 잡아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는 점은 꼭 기억해야 한다.
집이라는 건 결국 오래 살아야 하는 공간이다. 눈앞의 가격 차이만 보고 결정하기보다는, 그 돈을 어디에 쓰는 게 나에게 더 맞는 선택인지 한 번쯤 차분히 따져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