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고를 때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가 신축이냐 구축이냐 하는 문제다. 최근 주변 이야기와 여러 후기를 종합해보면, 신축에만 살던 사람이 구축으로 옮겼을 때 겪는 어려움이 생각보다 구체적이고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오래된 집이라 불편하다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살아보지 않으면 모르는 세세한 문제들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신축 아파트에는 대부분 펜트리라는 별도 수납 공간이 기본으로 딸려 있다. 그런데 구축으로 가면 이 공간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그동안 펜트리에 넣어두던 물건들을 둘 곳이 마땅치 않게 된다.
결국 별도로 수납장을 여러 개 사서 채워 넣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신축 생활에 익숙해질수록 이런 기본 구조의 차이를 크게 체감하게 되는 것 같다.
다만 집 자체가 넓은 구축이라면 팬트리가 없어도 수납에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어서, 이 부분은 평형과 구조에 따라 다르게 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구축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어려움은 배관이다.
인터폰이 고장 나거나, 변기와 배관 쪽에서 물이 새는 경우가 실제로 많다고 한다. 정수기를 새로 연결할 때도 배관이 오래되어 누수가 걱정될 정도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수도관과 하수관이 노후화되어 있어서, 매년 관련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녹물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구축을 고려한다면 녹물필터 설치를 함께 생각해두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지하주차장이 없거나, 있어도 세대와 연결되지 않는 구축이 적지 않다. 이런 경우 지상에 차를 대고 비를 맞으며 걸어야 하고, 이중주차 때문에 주말마다 외출을 자제하거나 마트에 갈 때 택시를 이용하는 등 불편이 이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여기에 에어컨을 새로 설치하려면 투인원 형태로 실외기를 공중에 매달아야 하는 경우가 있어 비용이 추가로 드는 경우도 있다.
신축은 몸만 들어가도 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구축은 입주 전후로 손볼 곳과 사야 할 것들이 하나둘이 아니라는 점에서 초기 지출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신축이 무조건 답은 아니다.
흥미로운 것은 신축을 경험한 사람이라고 해서 전부 신축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2000년대 이후에 지어진 아파트 중에는 주차장이 넓고 층간소음이 적으며 교통과 주변 시설이 잘 갖춰진 곳들이 있어서, 어설픈 신축보다 오히려 만족도가 높다는 의견도 많았다.
실제로 10년 전에 지어진 아파트를 매입해 살고 있는데, 주차장이나 편의시설, 학군과 교통이 모두 우수해서 불만이 거의 없다는 사례도 있었다. 결국 구축이라고 해도 언제 지어졌는지, 어떤 방식으로 관리되어 왔는지에 따라 체감 만족도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신축이라 해도 20년 정도 지나면 조경이나 시설이 낡기 시작하고, 결국 신축도 시간이 지나면 구축이 된다는 냉정한 시선도 있었다.
그래서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입지라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온다. 같은 입지라면 당연히 신축이 유리하지만, 입지가 떨어지는 신축과 입지가 좋은 구축을 비교한다면 오히려 구축 쪽 만족도가 더 높다는 의견도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고덕 그라시움(도로명주소: 서울 강동구 고덕로 333, 지번주소: 서울 강동구 고덕동 693번지) 같은 대단지 신축으로 이사한 사례를 보면, 층마다 음식물쓰레기 자동 배송 시스템이 있어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처리가 가능하고, 분리수거장도 지하에 있어 냄새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다는 후기가 있었다.
지하주차장이 여러 층으로 확보되어 있어 이중주차를 할 일이 거의 없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혔다. 이런 편의성을 한 번 경험하면 다시 구축으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에는 충분히 공감이 간다.
반면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도로명주소: 서울 강남구 삼성로 212, 지번주소: 서울 강남구 대치동 316번지)처럼 지어진 지 40년이 훌쩍 넘은 곳도 있다.
이런 곳은 지하주차장이 없어 차를 뺄 때마다 다른 차를 밀어야 하거나, 엘리베이터가 중간층에서 멈춰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등 생활 자체가 불편한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학군과 입지 하나만으로 여전히 수요가 몰리는 것을 보면, 입지의 힘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다만 노후 배선이나 설비로 인한 화재 등 안전 문제는 오래된 단지일수록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는 점도 함께 짚어두고 싶다.
인테리어로 어디까지 커버할 수 있을까?
구축의 단점을 인테리어로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많았다. 도배와 샷시, 주방, 화장실 등을 손보면 신축 못지않게 쾌적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리 여부에 따라 같은 연식의 아파트라도 체감 만족도가 크게 갈린다고 한다. 다만 주차장 구조나 배관 자체, 엘리베이터 위치처럼 건물 구조와 관련된 부분은 인테리어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구축을 고려한다면 수리로 해결 가능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미리 구분해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리해보면, 신축은 편의시설과 커뮤니티, 관리의 편리함에서 강점이 있고, 구축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좋은 입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결국 본인이 생활에서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문제라고 본다.
전세로 짧게 거주할 예정이라면 다소 불편해도 참고 넘어갈 수 있지만, 실거주로 오래 살 집이라면 배관이나 주차장 같은 구조적인 부분까지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후회를 줄이는 방법이 될 것 같다.
개인마다 가치를 두는 기준이 상이한만큼 참고만 하고, 투자에 대한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