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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분당, 현실은 수지, 초등 학군지 이사, 전세냐 매수냐 고민될 때


경기 남부의 다른 도시에 사는 한 가정의 이야기를 들었다.

초등학교 2학년과 7살, 두 아들을 키우는 집이다. 예전에 분당과 수지에서 살아본 적이 있어서인지 지금 사는 동네가 아주 나쁘지는 않은데, 예전 동네에서 느끼던 특유의 분위기와는 조금 달라서 아쉽다고 한다.

게다가 근처 중학교는 시험이 너무 쉽게 나와서 성적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소문이 돌고, 집 근처 고등학교는 재수생까지 다 합쳐도 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이 서너 명 중 한 명 꼴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대로 된 학군지로 옮기기로 마음먹고 두 달째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이 집의 계획은 우선 전세로 들어가서 2년에서 4년 정도 동네 분위기와 집값 흐름을 살펴본 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아 아예 사서 들어가는 것이다. 고민 중인 후보지는 총 세 곳이다.

첫 번째는 수지 신정마을 상록 7단지다.

2000년에 지어진 670세대 단지로, 학원가가 가깝고 정평초등학교가 바로 앞이라 어린아이들 등하교에 딱이다. 다만 초등학교 2학년 때 전학을 가는 거라, 나중에 인기 있는 정평중학교로 배정받는 건 어렵다는 점이 아쉽다.

두 번째는 수지 진산마을 삼성래미안 5차다.

2003년에 입주한 1,828세대의 대단지로, 살짝 언덕길이 있긴 하지만 학원가까지 걸어갈 수 있다.

단지 안이 쾌적해서 아이들이 다니기에 안전하고, 단지 옆으로는 성복천이 흐르고 뒤에는 예진산이 있어 푸른 녹지 환경도 훌륭하다.

세 번째는 분당 상록마을 4단지 임광·보성이다.

1995년에 준공된 568세대 단지로, 정자일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정자동 학원가까지 편하게 오갈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다. 차도를 건너지 않고 탄천 산책로로 바로 이어지는 점도 큰 장점이다.

하지만 제일 큰 걸림돌은 역시 돈이다. 임광·보성 26평은 최근 시세가 18억에서 18억 5천만 원 수준이다. 지금은 대출 규제로 당장 사기도 어렵고, 나중에 대출이 풀린다고 해도 최소 6억 원은 빌려야 해서 부담이 크다.

그럼에도 마음이 끌리는 이유는 바로 재건축 때문이다.

이 단지는 인근 5개 단지(2,860가구)가 힘을 합쳐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2026년 9월 성남시에 최고 42층, 3,873가구 규모로 다시 짓겠다는 계획서를 냈고, 10월 수용 여부를 거쳐 12월 구역 지정을 목표로 달리는 중이다.

하지만 구역 지정은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것뿐이다. 앞으로 까다로운 심의와 복잡한 절차가 줄줄이 남아 있어서, 초등학생 아이들을 키우며 실거주로 들어가 그것 하나만 바라보고 견디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수 있다.

이 고민의 중심에는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라는 교육 제도 변화도 자리 잡고 있다. 2025년부터 고등학교 내신이 기존 9등급에서 5등급으로 개편되면서, 1등급 기준이 상위 4%에서 10%로 넓어졌다.

2등급도 누적 34%까지 들어간다. 1등급을 받기는 조금 더 수월해졌을지 몰라도, 반대로 1등급을 놓치면 상위권 대학 진학이 꽤 불리해지는 구조다.

그러다 보니 학생 수가 많은 대형 학교가 등수 싸움에서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다.

수지 지역 고등학교들은 한 학년에 보통 300-400명대라 이 점에서 강점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반면 “분당에서 내신 받기 힘들면 수지에서도 어렵고, 수지에서 잘할 아이면 분당에서도 잘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둘째가 아직 7살이라 5등급제를 실제로 맞닥뜨리려면 5-6년은 더 남아 있으니, 벌써부터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어 보인다.

내신 유불리는 단순히 학교 학생 수 하나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아이의 성향과 학교 분위기, 그리고 앞으로 바뀔 제도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대목은 학군이 아니라 ‘전세로 먼저 살겠다’는 계획이었다. 실전 경험자들의 조언은 거의 한목소리였다.

전세로 살면서 버티다 보면 전셋값이 집값을 끌어올려, 결국 사려고 했던 집이 더 멀어져 동네를 낮춰 이사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어떤 분은 전세 2년만 살고 집을 사려다가 3년 반 뒤에 겨우 매수했는데, 그 사이에 집값이 너무 올라서 결국 빌려야 하는 대출금액이 처음과 똑같았다고 한다.

외식 한 번 안 하고 악착같이 돈을 모았지만 집값 상승 폭이 그 노력을 단숨에 삼켜버렸다는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는다.

지금처럼 집값과 임대료가 같이 움직이는 시장에서는 구축 아파트 전세를 전전하며 버티는 전략이 생각보다 위험할 수 있다. 차라리 눈높이를 조금 낮추더라도 먼저 내 집을 마련하고, 차근차근 상급지로 갈아타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는 조언이 와닿는 이유다.

분당의 진입 장벽은 숫자만 봐도 명확하다.

분당 학군지에 들어가려면 최소 16억 원은 쥐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분당에서 15년을 살다 수지구청 쪽에 집을 사둔 한 분은, 대출이 없는데도 수지 집을 팔고 굳이 대출을 안고 분당으로 넘어가는 건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 이자로 나갈 돈이면 차라리 아이 학원을 하나 더 보내는 게 현실적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야탑 전세에 살다 수지구청 근처에 집을 마련한 분도 마음 편히 살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물론 돈에 여유가 있다면 당연히 분당이 좋지만 결국 예산이 문제라고 짚었다.

대안으로는 미금이나 금곡, 수내동 무지개마을 같은 곳들이 언급되지만, 미금역 근처 역세권 단지들은 이미 임광·보성만큼 가격이 올랐다. 현실적으로는 수지구청역 근처나 신분당선 라인을 노리는 편이 낫고, 수도권에서는 무조건 지하철역이 가까운 역세권이 기본이라는 의견이 지지를 받는다.

정리해 보면 이번 고민의 핵심은 “마음은 분당에 가 있지만, 현실은 수지”라는 점이다. 그리고 진짜 해결해야 할 질문은 ‘분당이냐 수지냐’가 아니라 ‘전세냐 매수냐’에 가깝다. 처음부터 분당에 집을 살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사실 두 지역을 단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을지도 모른다.

글을 쓴 이도 여러 조언을 둘러보며 점차 수지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듯하다. 물론 집마다 버는 소득과 대출 여력, 아이들의 성향이 다 다르고, 앞으로의 집값 흐름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내 집 마련과 학군지 이사를 고민할 때 참고할 만한 하나의 좋은 본보기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

이 글은 투자를 권유하는 글이 아니며, 모든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시장의 다양한 관점 중 하나로 참고만 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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