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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르엘 vs 잠실 엘스·리센츠, 신축과 구축의 자존심 대결

  • 기준

한쪽에는 이제 막 입주를 시작한 반짝반짝한 새 아파트 단지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20년 가까이 된 잠실의 터줏대감 아파트 단지가 서 있다.

같은 잠실이라는 이름 아래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집값 흐름은 확실히 갈라졌다.

잠실 신천동 쪽을 보면 옛 미성·크로바 아파트를 다시 지은 새 아파트 단지랑,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옛 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가 나란히 들어서 있다.

두 단지 모두 최근에 입주를 시작하면서 잠실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대표적인 새 아파트 라인으로 떠올랐다. 롯데월드타워랑 롯데월드몰을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고, 단지 안에 수영장이나 골프연습장 같은 주민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보니 새 아파트 프리미엄이 확실하게 붙어 있는 상황이다.

반대편 잠실동에는 또 다른 두 대단지가 자리 잡고 있다.

2008년에 입주를 시작한 이 두 단지는 잠실을 대표하는 대단지로, 강남으로 가기 쉽다는 점과 대단지 특유의 안정적인 주민 공동체, 그리고 좋은 학교를 찾는 수요까지 더해져 여전히 잠실 집값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지은 지 20년 가까이 되다 보니, 최근 들어 새 아파트 단지와의 가격 차이가 눈에 띄게 벌어진 것도 사실이다.

새 아파트와 오래된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흐름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바로 헬리오시티다.

헬리오시티도 처음 입주할 때는 잠실 대단지들과 비슷한 가격 흐름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격차가 벌어졌고 지금은 확실히 뒤처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사례를 두고 새 아파트 프리미엄이 영원할 수 없다는 쪽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처음부터 위치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나타난 특별한 경우일 뿐이라고 보는 쪽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두 시각 모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새 아파트라는 이름값만으로 집값이 유지되는 기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

하지만 그 새 아파트가 위치 자체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결국 시간이 흘러 새 아파트라는 타이틀이 떨어져 나갔을 때 마지막까지 남는 건 순수한 위치 가치이고, 그 위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가격 격차가 줄어들지 더 벌어질지가 갈릴 것 같다.

잠실 안에서도 예전에는 옛 롯데백화점과 롯데월드가 있는 쪽이 확실한 중심이었다.

그런데 롯데월드타워가 들어서고 그 주변으로 새 아파트 단지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흐름이나 상권의 무게중심이 조금씩 옮겨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롯데월드타워 근처 땅값이 잠실에서 가장 높게 매겨져 있다는 점을 보면 이런 생각이 아주 틀린 건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잠실의 중심이 완전히 옮겨갔다고 단정짓기는 아직 이르다.

잠실이라는 동네 자체가 워낙 상가나 편의시설이 잘 들어서 있어서, 어느 아파트에 살든 잠실역 중심의 생활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동네의 특징은 강남처럼 어느 한곳으로만 가치가 쏠리기보다, 여러 중심지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구조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새 아파트와 오래된 아파트를 비교할 때 자주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강남까지 얼마나 쉽게 갈 수 있느냐다.

오래된 대단지들은 지하철을 타고 강남 쪽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오랫동안 큰 장점으로 꼽혔다. 반면에 새 아파트 쪽은 잠실 자체가 이미 하나의 일터이자 상업 중심지로 크게 성장했기 때문에, 굳이 강남까지 가지 않더라도 동네 안에서 모든 생활이 다 해결된다는 점을 내세운다.

이 부분은 결국 사람마다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강남으로 매일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라면 지하철역이 가깝고 이동하기 편한 게 훨씬 중요할 테고, 대부분의 시간을 잠실 안에서 보내는 사람이라면 가까운 상가나 공원, 학교 같은 요소가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어느 한쪽이 무조건 맞다고 하기보다는, 잠실이라는 동네가 두 가지 장점을 모두 조금씩 품고 있다고 보는 게 더 맞아 보인다.

실제로 살 집을 골라야 할 때 의외로 크게 영향을 주는 부분이 바로 학교다. 새 아파트 단지 쪽은 아파트 자체는 아주 근사하지만, 아이를 어느 중학교에 보내게 될지 생각해 보면 학부모 입장에서는 조금 아쉽거나 애매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면에 오래된 대단지들은 오랫동안 쌓여온 학교 환경과 학원가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서, 아이 교육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곳이다.

결국 아파트가 새로 지어졌는지와는 별개로, 아이가 다니게 될 학교나 학원가와의 거리가 실제로 살면서 느끼는 만족도에 큰 영향을 준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투자할 때만 보면

새 아파트가 더 좋아 보일 수 있어도, 진짜 살려고 들어갈 때는 학교 문제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게 이 동네를 지켜보며 든 생각이다.

오래된 대단지들이 앞으로 계속 밀리기만 할 거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가능성이다. 이 단지들은 처음부터 임대주택 비율이 낮게 지어져서, 집주인들의 동의를 모으는 과정이 비교적 쉽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게다가 요즘은 실거주 의무 제도가 시행되면서 세입자보다는 직접 사는 집주인 비중이 예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이건 나중에 집을 대대적으로 고치거나 리모델링을 추진할 때 동의를 받기 유리한 조건이다.

물론 이미 건물을 빽빽하고 높게 지어놓은 편이라 재건축으로 수익을 많이 남기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길게 보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잠실 안에는 아직 재건축을 기다리는 다른 오래된 단지들이 남아 있고, 이 단지들이 차례차례 새 아파트로 바뀌면서 동네 전체 가격을 끌어올려 주면, 지금의 오래된 대단지들도 함께 좋은 평가를 받을 여지가 충분히 있다.

새 아파트의 역할을 이어서 맡는 단지가 계속 나오는 구조라면, 특정 아파트 하나만 새 아파트 프리미엄을 혼자 차지하는 일은 오래가지 않을 것 같다.

여러 가지 시각을 정리하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이런 생각에 도달하게 된다. 짧게 보면 새 아파트 프리미엄이 확실히 있고, 당분간 이 분위기가 쉽게 꺾일 것 같지는 않다. 새 아파트가 주는 편리함이나 잘 마련된 주민 편의시설, 깔끔한 모습은 돈으로 딱 잘라 말하기 힘든 만족감을 주니까 말이다.

하지만 10년,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새 아파트라는 타이틀은 시간이 지나면 결국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순수한 위치와 학교 환경, 그리고 앞으로 다시 지을 수 있느냐는 본질적인 가치만 남는다.

잠실이라는 동네 자체가 워낙 뛰어난 위치 조건을 갖고 있다 보니, 지금 새 아파트들이 누리는 가격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줄어들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그렇다고 그 격차가 아예 뒤집어질 것이냐 묻는다면, 그보다는 새 아파트와 오래된 아파트가 저마다의 장점을 살리면서 함께 가는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은 잠실 지역 아파트를 둘러싼 여러 시각을 개인적으로 정리한 내용이며, 특정 단지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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