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니 뭐니 하면서 세상이 바뀌고 있는데, 정작 투자자로서 우리는 어디에 숟가락을 얹어야 할지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꽤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 상품 하나를 뜯어보려고 해요. 바로 한화 PLUS 글로벌 HBM 반도체 ETF입니다.
왜 지금 시점에 매력적인지, 그리고 반대로 어떤 점이 살떨리게 무서운지!
흔히 AI를 자동차 엔진에 비유하곤 하죠. 아무리 엔진(GPU)이 좋아도, 연료를 공급하는 파이프가 좁으면 차는 제 속도를 못 냅니다.
여기서 그 파이프 역할을 하는 게 바로 HBM(고대역폭 메모리)입니다.
이 ETF는 이름 그대로 이 HBM 생태계에 올인하는 상품입니다. 단순히 반도체가 좋다더라 해서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만 담는 게 아니라, 전 세계 HBM 제조사와 그 장비, 부품을 만드는 기업들만 쏙쏙 골라 담겠다는 전략이죠.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구성 종목 수였습니다. 보통 ETF 하면 분산 투자의 미덕을 강조하면서 수십 개 종목을 담잖아요? 그런데 이 친구는 다릅니다.
- HBM 제조 대장주: 3개
- 관련 장비/부품 기업: 7개
딱 10개 내외의 종목으로 승부를 봅니다.
iSelect 글로벌 HBM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는데, HBM 제조 기업군(약 75% 비중)과 관련 기업군(약 25% 비중)으로 꽉 채워져 있습니다.
글로벌 HBM 시장을 주도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세 기업에 자산의 70% 이상을 배분합니다.
나머지 자산은 HBM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초정밀 장비 기업들에 투자됩니다. 네덜란드의 ASML, 미국의 램 리서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KLA Corp 등 글로벌 반도체 장비 강자들이 포함됩니다.
여기에 국내 소부장 핵심 기업인 한미반도체, 와이씨, 디아이 등도 함께 담겨 HBM 생태계 전반에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합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고요?
어중이떠중이는 다 빼고, 수혜주만 남기겠다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장 전체의 흐름을 타기보단, AI 하드웨어라는 특정 테마의 폭발력을 온전히 가져가고 싶은 공격적인 투자자에게 딱 맞는 구조라고 봅니다.
투자의 세계에 공짜 점심은 없죠. 이 펀드의 위험 등급은 1등급(매우 높은 위험)입니다.

과거 수익률 추이를 보면 변동성이 어마어마합니다. 오를 때 화끈하게 오르지만, 내릴 때도 정신없이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죠.
게다가 이 상품은 환노출형입니다. 별도로 환헤지를 하지 않기 때문에, 만약 내가 투자한 시점에 달러 가치가 오르면(환율 상승) 환차익까지 덤으로 얻지만, 반대로 원화가 강세가 되면 주식이 올랐어도 환차손으로 수익을 까먹을 수 있습니다.
미국 주식 직구할 때와 똑같은 리스크를 안고 가는 셈이니, 환율 체크는 필수입니다.
개별 주식에 투자할 때 제일 힘든 게 언제 팔고 뭘로 갈아타냐는 거잖아요?
이 ETF는 매년 2월, 5월, 8월, 11월에 정기적으로 종목을 교체하거나 비중을 조절합니다. AI 기술 트렌드는 정말 하루가 다르게 변합니다.

어제 1등 기업이 오늘 2등이 되기도 하죠. 개인이 일일이 뉴스 찾아가며 대응하기 힘든 부분을, 전문가들이 만든 지수에 따라 기계적으로(하지만 합리적으로) 걸러준다는 점은 꽤 큰 장점 같습니다.
운용 보수는 연 0.5%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사실 요즘 초저가 ETF들이 많이 나와서 아주 싸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해외 주식을 직접 사고팔 때 드는 수수료나 환전 비용, 그리고 종목 분석에 드는 에너지를 생각하면 납득할 만한 수준인 것 같아요.
물론 기타 비용까지 합치면 실제 부담 비용은 조금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 참고하세요!
그래서, 제 결론은요?
“안전하게 은행 이자보다 조금 더 벌고 싶어” 하시는 분들에겐 비추천입니다.
하지만, 향후 3~5년은 AI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고, 그 인프라의 핵심인 HBM 사이클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확신이 있는 분들에게는 훌륭한 무기가 될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의 HBM 대장주뿐만 아니라, 우리가 잘 모르는 해외의 핵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까지 한 바구니에 담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 포인트네요.
저도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떼어내어, 이 변동성의 파도에 한번 올라타 볼까 심각하게 고민 중입니다.
이 글은 특정 상품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의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