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시장을 들여다보다 보면 유독 자주 비교되는 두 아파트 단지가 있다.
강남구 개포동의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와 서초구 방배동의 디에이치 방배다. 두 단지 모두 같은 프리미엄 고급 브랜드 이름을 달고 있고, 들어선 시기도 비슷하다 보니 자연스레 라이벌처럼 묶이곤 한다.
먼저 개포동에 있는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예전 개포주공1단지를 새로 지은 곳인데, 무려 6,702세대에 74개 동이나 되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 강남에서 한 단지로 이 정도 규모는 정말 흔치 않다.
단지 안에 초등학교 두 곳과 중학교 한 곳이 들어가 있어서 어린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학교 보내는 걱정을 훨씬 줄일 수 있다.
위치상으로 가장 큰 장점은 대치동 학원가가 가깝다는 점이다. 게다가 대모산과 양재천이 바로 옆에 있어서 자연환경이 쾌적하고, 주변에 아이들에게 해로운 시설이 거의 없다는 점도 아이 키우기에 매력적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단지가 워낙 크다 보니 아파트 단지 안에서는 웬만한 걸 다 해결할 수 있지만, 단지 밖으로 나오면 식당이나 가게 같은 편의시설이 아직은 적어서 다소 썰렁하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주변에 아직 정비되지 않은 낮은 주택들이 남아 있다는 점도, 완벽하게 정돈된 동네 느낌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다음으로 서초구 방배동의 디에이치 방배는 방배5구역을 재건축한 곳으로, 총 3,064세대에 29개 동 규모다. 개포 디퍼아보다는 세대수가 적지만, 방배동 재건축 단지 중에서는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한다.
이곳의 가장 큰 무기는 교통과 입지다.
서리풀터널 덕분에 차로 강남역까지 15분 정도면 갈 수 있고, 이수역도 걸어서 다닐 수 있다.
2호선, 4호선, 7호선을 모두 이용할 수 있으니 대중교통 편의성은 확실히 개포보다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방배초를 비롯한 좋은 학교들과 서울성모병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처럼 큰 병원과 쇼핑시설이 가까운 것도 장점이다.
다만 방배동이 그동안 개발이 조금 늦어졌던 동네라, 아파트 바로 옆으로 오래된 빌라와 오르막길 같은 옛 동네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세련된 새 아파트와 오래된 동네가 당분간 함께 섞여 지내야 하는 변해가는 과정의 풍경이라고 볼 수 있다.
재미있는 건 두 단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의외로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이다. 둘 다 땅이 넓어서 두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그 사이를 다리 모양의 통로로 연결해 놓은 모습이 아주 비슷하다. 전체적인 아파트 배치나 정원 꾸밈새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도 많이 닮아 있다.

하지만 각자가 가진 장점은 확실히 다르다. 개포 디퍼아가 학군, 숲과 천 같은 자연환경, 그리고 깔끔하게 통일된 대단지라는 느낌으로 밀고 나간다면, 디에이치 방배는 편리한 교통과 강남 접근성, 그리고 방배동이라는 동네가 주는 상징성을 앞세운다.
결국 어느 쪽이 더 좋은지는 사는 사람의 생활 방식에 따라 갈릴 것 같다. 아이가 어리고 학원가가 중요한 집이라면 개포 디퍼아가 훨씬 끌릴 테고, 자녀가 다 컸거나 강남으로 출퇴근하고 지하철을 자주 타야 하는 사람이라면 디에이치 방배가 더 마음에 들 수 있다.
집값 역시 지금은 두 곳이 비슷한 수준인데, 앞으로도 서로 비슷하게 경쟁하며 갈 것으로 보인다. 어디가 더 우월하다고 말하기보다는, 두 아파트 모두 강남을 대표하는 새 아파트로서 각자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 참 흥미롭다.
참고로 이 글은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 본 것일 뿐 특정 아파트에 투자를 권유하는 글이 아니다. 혹시 진짜 집을 사거나 투자할 생각이 있다면 최근 시세나 현장 분위기를 직접 알아보고 결정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