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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앞동 벽뷰 중층 vs 조경뷰 저층, 실제로 살아보면 어느 쪽이 나을까


아파트를 고를 때 층수와 뷰는 꽤 민감한 문제다. 특히 뒷동에 배치된 단지라면 이 고민은 더 깊어진다.

같은 라인 안에서도 중고층을 선택하면 앞동 외벽이 창을 가득 채우고, 저층을 선택하면 조경이 보이는 구조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실제로 살기 더 좋은가를 따지다 보면 생각보다 답이 간단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중고층인데 왜 뷰가 없을까?

일반적으로 층수가 높으면 전망도 좋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건 단지 배치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앞에 동이 빽빽하게 들어선 단지에서 뒷동 중고층에 살면, 창문을 열었을 때 보이는 건 사실상 콘크리트 벽이 전부다. 하늘이 조금 보이고, 건너편 동 창문이 보이고, 그게 끝이다.

실제로 같은 동의 20층을 올라가봤을 때 앞동만 보였다는 경험담이 있을 정도다. 층수가 높아져도 앞동이 그 시야를 다 막아버리는 구조에서는 중층이든 고층이든 결과적으로 벽뷰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 같은 단지에서 3~4층에 살면서 나무와 조경이 창 너머로 펼쳐지는 집은 오히려 뷰 면에서 훨씬 쾌적하다. 층수로만 따지면 저층이지만, 실제 생활 만족도 면에서는 비교 자체가 안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저층에 살아보기 전까지는 그 매력을 잘 모른다. 막상 살아보면 생각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비 오는 날 고층에서는 그냥 빗소리만 들리지만, 저층에서는 나뭇가지에 빗방울이 맺히고, 조경 조명에 빗물이 반짝이고, 고양이 한 마리가 풀밭을 가로지르는 장면이 그대로 보인다. 이 감성이 고층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신축 아파트일수록 조경 설계에 공을 들이는 추세다. 지상 주차를 없애고 녹지를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단지를 조성하다 보니, 저층에서 보이는 조경의 질이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 예전처럼 차들이 오가는 지상 주차장을 내려다보는 저층이 아니라, 잘 꾸며진 정원을 눈높이에서 감상하는 저층이 된 것이다.

특히 조경특화 단지에서는 저층이 오히려 최고의 자리가 되기도 한다. 해외 유명 빌라 단지들이 1~2층 세대에 프리미엄을 붙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정원을 가장 가까이에서 누리는 집이 더 비싸게 팔리는 시대가 오고 있다.

그렇다고 저층이 무조건 좋다는 건 아니다.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될 때만 저층이 중고층 벽뷰보다 낫다고 볼 수 있다.

첫째, 일조량이 핵심이다.

아무리 조경이 예뻐도 낮에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집이 어둡고 습하다. 정남향 저층임에도 앞동에 가려 일조가 부족한 사례도 있다.

반대로 중고층 벽뷰라도 햇빛이 잘 드는 집이 체감 쾌적도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 따라서 일조 시간 확인은 선택 전에 반드시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둘째, 사생활 보호가 가능한 층인지 따져야 한다.

1~2층은 단지 내 보행자와 거의 눈높이가 같아서 집 안이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 층수가 조금만 올라가도 이 문제가 확연히 줄어드는데, 대체로 3층부터는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봐도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5층 이상이라면 사생활 걱정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한편 중층이 프라이버시에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밤에 불을 켜놓으면 앞동에서 거실 안이 훤히 보이는 건 저층이나 중층이나 마찬가지다.

최근 신축은 타워형 ㄷ자 구조가 많아서 앞이 아닌 측면 동 거실과 마주보는 구조도 흔하다. 프라이버시 문제는 저층만의 단점이 아니라는 점을 짚어둘 필요가 있다.

셋째, 소음이다.

저층은 단지 내 보행자 소리, 아이들 뛰어노는 소리, 반려동물 소리 등 지상 생활 소음이 더 잘 들린다. 이걸 감수할 수 있는지가 저층 생활의 만족도를 가르는 또 다른 기준이 된다.

매도할 때는 어떨까?

저층을 꺼리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역시 매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매물을 검색할 때 사람들은 고층부터 클릭하는 경향이 있다.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이라면 저층은 선택지의 후순위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관점이 하나 있다. 저층은 분양가나 시세 자체가 낮게 형성된다. 같은 라인에서 7,000만 원 가까이 차이가 나기도 한다. 싸게 사서 싸게 파는 구조인 것이다. 조경뷰 저층이 고층보다 절대 금액이 낮은 대신, 팔 때도 그에 맞게 낮은 가격에 거래하면 된다는 논리다.

최근 조경 신축 단지에서는 오히려 저층 조경뷰가 더 빨리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단, 이건 조경이 잘 갖춰진 맨 앞동이 아닌 뒷동에 해당하는 이야기이고, 지상주차 위주로 조경이 없는 구형 단지에서는 저층 2~3층이 여전히 마지막까지 남는 현실이 있다.

결국 어떤 단지냐, 조경이 얼마나 잘 되어 있냐에 따라 저층의 매도 난이도가 크게 달라진다.

정리하면, 뒷동 배치 단지에서 앞동 벽뷰 중고층과 조경뷰 저층을 놓고 고민한다면, 단순히 층수로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벽뷰 중고층은 뷰도 없고, 일조에서만 약간 유리할 뿐이며, 막상 살면 답답함이 크다. 조경뷰 저층은 일조와 프라이버시 조건이 갖춰진다면 실거주 만족도가 훨씬 높고, 신축 조경특화 단지일수록 그 매력이 더 부각된다.

굳이 선택해야 한다면 3층 이상, 일조 확보, 단지 조경이 잘 된 신축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갖춘 저층 조경뷰가 현명한 선택이라고 본다. 중고층 벽뷰는 어느 것 하나 뚜렷한 장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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