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운행하다 보면 계기판에 찍히는 주행 가능 거리 숫자에 일희일비하게 됩니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이나 연식이 쌓일수록 그 숫자가 예전 같지 않아 속상해하시는 분들이 많죠.
한 사업장에서 영업용으로 운용 중인 EV6 두 대가 있습니다.
한 대는 22년식 GT-Line 2륜 모델이고, 다른 한 대는 23년식 4륜 모델입니다. 그런데 최근 22년식 차량의 주행거리가 완충 시 360km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졌다는 고민이 올라왔습니다.
반면, 23년식 4륜 모델은 여전히 430km 이상을 거뜬히 달리고 있었죠.
많은 분이 “배터리가 불량 아니냐” 혹은 “연식이 오래돼서 그런 것 아니냐”고 의심할 법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기아 오토큐 점검 결과는 이상 없음이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든 걸까요?
수많은 전기차 선배들의 조언을 종합해 보면
가장 유력한 원인은 의외로 운전 습관입니다. 전기차의 계기판 주행거리는 고정된 수치가 아니라, 최근 주행 전비(에너지 효율)를 바탕으로 계산되는 예측치이기 때문입니다.
- 영업용 차량의 함정: 영업 사원들이 번갈아 타며 급가속과 고속 주행을 반복했다면, 자동차 컴퓨터는 “이 차는 전기를 아주 많이 쓰는구나!”라고 인식해 주행 가능 거리를 보수적으로 낮게 표시합니다.
- 보이지 않는 도둑, 히터: 겨울철 히터 설정 온도와 세기도 큰 변수입니다. 히터를 빵빵하게 틀고 달리면 전비는 순식간에 떨어지고, 이는 고스란히 주행거리 감소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같은 차라도 운전자를 바꿔서 보름만 타보면 주행거리 숫자가 마법처럼 뒤바뀌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단순히 운전 습관 탓으로 돌리기엔 찜찜하다면, 다음 세 가지를 확인해 보세요.
- 셀 밸런싱(Cell Balancing) 실행: 배터리 잔량이 20% 미만일 때 완속 충전기로 100%까지 끝까지 채워보세요. 배터리 셀 간의 전압 차이를 맞춰줘서 성능을 최적화해 줍니다.
- SOH(State of Health) 점검: 서비스 센터에 방문해 배터리 건강 상태(SOH) 수치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만약 이 수치가 정상 범위라면 기계적 결함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큽니다.
- 커넥티드 카 앱 활용: 기아 커넥트(Kia Connect) 같은 앱을 통해 최고 속도와 평균 전비를 모니터링해 보세요. 내 차가 왜 전기를 많이 먹는지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전기차가 생각보다 영리하다는 점입니다.

주행거리가 줄었다고 무조건 배터리 노화를 걱정하기보다는, 나의 주행 스타일이 자동차에게 어떤 신호를 주고 있는지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속 주행과 탄력 주행을 며칠만 유지해도 계기판의 숫자는 다시 살아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