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은 대부분 원화로 가지고 있는데, 만약 정말 국가적인 위기가 닥치거나 원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국가 부도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오면 증권사를 통해 보유한 달러나 해외 주식 계좌는 과연 안전한 건지 별의별 걱정이 다 들더군요.
그래서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은 이 불안감을 어떻게 다스리고, 소중한 자산을 지키기 위해(소위 ‘환율 방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그 생각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정말 위기일까? 엇갈리는 신호들
먼저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정말 지금이 위기인가? 하는 점입니다. 물론 한쪽에서는 개인과 기업, 국가 부채가 너무 많다고 경고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지금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순대외현금자산(해외에서 받을 돈이 줄 돈보다 많은 것)도 1조 달러를 넘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지금 환율이 높은 이유가, 위기 때문이 아니라 과거와 달리 개인 투자자(서학개미)나 기업들이 달러 자산(미국 주식 등)을 워낙 많이 사들여서 나타나는 수급 불균형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누구 말이 맞는지 개인이 판단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설마 부도나겠어?” 라고 안심만 하고 있기보다는, 어떤 상황이 오든 내 자산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준비는 해두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환율 방어를 위한 현실적인 선택지들
그렇다면 개인이 할 수 있는 환율 방어, 즉 원화 가치 하락에 대한 대비책은 무엇일까요? 결국 원화를 다른 가치 저장 수단으로 바꾸는 것인데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의견이 모이는 듯합니다.
선택지 1: 금(Gold)
가장 고전적인 안전 자산이죠. 저도 처음엔 실물 금을 생각해 봤습니다.
하지만 실물 금은 살 때와 팔 때의 가격 차이(스프레드)가 너무 커서 망설여졌습니다. 또, 경제가 다시 안정기에 접어들면 가격이 내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있고요.
이 문제의 훌륭한 대안으로 KRX 금 현물 계좌를 알게 되었습니다. 증권사에서 개설할 수 있는데, 실물 금과 달리 사고팔 때의 차액이 거의 없고, 무엇보다 매매 차익에 대해 세금이 붙지 않는다(비과세)는 엄청난 장점이 있더군요.
게다가 국제 금값이 그대로여도,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원화 가치 하락) 그만큼 KRX 금 가격도 오르기 때문에 이중으로 헷징이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선택지 2: 달러 자산(미국 주식/ETF)
가장 많은 분이 선택하고 추천하는 방법은 역시 달러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축통화인 달러, 그리고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이라는 큰 나무에 기대는 전략이죠.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 자체가 곧 달러를 보유하는 효과를 가집니다.
미국 직투 달러로 직접 환전해서 미국 장에 상장된 S&P500이나 나스닥100 같은 지수 ETF, 혹은 우량 개별주나 배당주를 매수하는 방법입니다. 국내 계좌 활용, 굳이 직투가 아니더라도, 개인연금, IRP, ISA 같은 절세 계좌에서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환헤지 안 된 상품)를 사는 것도 동일한 달러 보유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일부는 아예 달러와 함께 비트코인 같은 자산으로 분산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저의 가장 큰 고민이 시작됩니다.
지금 미국 주식은 너무 많이 올랐고, 환율도 이미 1,400원에 육박하는데 지금 들어가는 게 맞을까? 하는 두려움입니다.
아마 많은 분이 공감하실 겁니다. 이 타이밍 문제에 대해 경험자들은 이렇게 조언합니다. 환율 예측은 신의 영역이다. 내가 가장 싸다고 생각한 지점보다 더 쌀 수도, 비싸다고 생각한 지점보다 더 비싸질 수도 있습니다.

기계적인 분할 매수가 답이다. 타이밍을 맞추려 하지 말고, 매월 혹은 매주 정해진 금액만큼 꾸준히 사 모으는 적립식(분할 매수) 전략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조정을 기회로 삼아라. 일단 분할 매수를 시작하되, 혹시 모를 조정이나 급락장이 오면 그때는 비중을 늘려 더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전략도 유효해 보였습니다.
실제로 평생 예적금만 하다가, 과감히 연 2.5% 예금을 중도 해지하고 미국 우량주와 ETF로 자산을 옮겨 3개월 만에 20% 수익을 거뒀다는 분의 후기는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분도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고 아쉬워했지만, 지금이라도 한 게 어디냐며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더군요.

가만히 있는 것이 더 큰 위험일 수 있다
여러 의견을 종합해 보며 내린 결론은 원화 예금만 들고 가만히 있는 것이 어쩌면 가장 큰 위험일 수 있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원화 자산에 대한 헷징(위험 분산)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환율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자산 배분은 지금 당장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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