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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 이사 후 깨달은 진짜 학군의 의미

  • 기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학군지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소위 말하는 명문 학군지로 이사를 가야 하나 밤잠을 설쳐가며 고민하게 되는데 여러 고민 끝에 선택한 곳은 전통적인 학군지가 아닌 청량리가 될 수 있습니다.

학군지 대신 직주근접을 선택

모두가 학군을 외칠 때, 직주근접이라는 가치를 우선으로 둘수 있는데요. 맞벌이 부부에게 출퇴근 시간은 단순히 사라지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비용이니까요.

청량리역과 바로 연결되는 아파트로 이사 온 후, 예전에는 왕복 2시간이 넘던 출퇴근 시간이, 지금은 종각역에 있는 회사까지 도어 투 도어 20분이면 충분합니다.

가장 큰 변화는 저녁이 있는 삶’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6시 반이면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따뜻한 밥을 함께 먹습니다. 오늘 학교에서 뭐 했어?, 친구랑 무슨 놀이 했어? 아이의 하루를 조잘조잘 들으며 눈을 맞추는 시간…

이 시간이 그 어떤 학원 수업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부모가 곁에 있는 환경

예전에는 좋은 학군지가 아이의 교육을 전부 책임져줄 거라 막연히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학교에 보내보니, 결국 교육의 핵심은 부모의 관심이었습니다.

직주근접이 되니, 퇴근 후 아이의 숙제를 직접 봐줄 수 있고, 학원에서 돌아오는 아이의 얼굴을 보며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일상을 부모가 직접 관리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맞벌이 가정의 가장 강력한 교육 경쟁력이 아닐까요? 부모가 곁에 있어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것…

그래서 청량리 학교는 어때요?

물론 현실적인 학교 문제도 중요하죠. 이사 오기 전엔 동대문구라는 편견이 조금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전농초에 보내고 나서 그런 걱정은 기우였음을 깨달았습니다.

선생님들도 열정적이시고 교장 선생님의 자부심도 대단하시더라고요. 주변 이웃분들(중학생 자녀를 둔)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학교 분위기가 순수하고 면학 분위기도 잘 잡혀있어 기대 이상으로 좋다는 평이 많습니다.

심지어 동대문구 고등학교의 입결이 나쁘지 않아, 내신을 전략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강남 대치동에서 일부러 이쪽으로 지원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하더군요.

학원가 접근성?

그럼 학원은 어떨까요? 놀랍게도 청량리역에서 수인분당선을 타면 대치동 학원가의 중심인 한티역까지 20분 정도면 도착합니다.

물론 아직은 배차 간격이 길어 왕십리에서 환승하는 것이 현실적이지만 이것도 총 20분대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주민들이 계속 증차 요구를 하고 있어 이 부분은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꼭 대치동이 아니더라도, 10분 거리 장안동에 학원가가 잘 형성되어 있고 아파트까지 셔틀버스도 잘 옵니다. 요즘은 단지 앞 상가에도 새로운 학원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어 점점 더 편리해지고 있죠.

오래된 편견과 새로운 현실

청량리라고 하면 아직도 노숙자, 낙후된 곳이라는 옛 이미지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건 정말 옛날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아파트를 포함해 수천 세대의 새 아파트가 동시에 입주하면서, 동네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아파트 입구부터 공원까지 24시간 경비 인력이 상주하며 철통 보안을 유지하고 있고 청량리역사 자체도 치안이 대폭 강화되어 예전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한때 서울역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던 서초동의 서센자가 어떻게 변했는지 생각해보면, 이런 편견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알 수 있죠.

화려한 학원가나 명문 학교 타이틀이 아닌, 부모가 아이와 함께 저녁을 먹고, 오늘 하루 어땠는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

그 시간을 벌어주는 직주근접이야말로 우리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최고의 학군이었습니다.

물론 청량리가 아직은 교통의 허브라는 장점이 더 큰 곳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많아지고, 교육에 관심 많은 부모들이 모이면서 동네는 하루가 다르게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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