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보면 단순히 원자력 관련 기업 상위 10개에 투자하는 펀드 같지만, 꼼꼼히 읽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흥미로운 구석이 있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AI가 종목을 고른다?
흥미롭게 본 부분은 바로 종목 선정 방식이었습니다. 이 ETF는 DeepSearch 원자력TOP10 지수라는 것을 추종하는데, 이 지수를 만드는 방식이 독특합니다.
어떤 위원회나 펀드매니저가 이 기업이 유망해!라고 정하는 게 아니라,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더군요.
AI가 사업보고서, 공시, 특허, 뉴스 등 방대한 문서를 스캔합니다.
원자력, 원전 같은 핵심 키워드와 건설, 설계, 기자재 등 확장 키워드와의 연관성을 분석해 AI 스코어라는 점수를 매깁니다.
최종적으로 이 AI 점수(50%)와 유동시가총액(50%)을 합산해서 상위 10개 종목을 선정합니다. AI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객관적인 종목을 찾아낸다는 점은 분명 큰 매력 포인트였습니다. 시장의 감정이나 편향을 배제할 수 있으니까요.
양날의 검, 장단점
그런데 여기서 첫 번째 고민 지점이 생겼습니다. 바로 포트폴리오 집중 위험입니다.
이 ETF는 이름처럼 딱 10개 기업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합니다. 일반적인 시장 지수 ETF가 수백 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것과는 정반대죠.
장점
만약 원자력 산업이 정말 큰 호황을 맞고 이 10개 기업이 시장을 주도한다면, 수익률은 그 어떤 펀드보다 폭발적일 수 있습니다.(실제로 이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71.95%로 매우 높게 나타났더군요. 물론 과거 성과가 미래를 보장하진 않지만요.)
단점
반대로, 단 1~2개 종목만 크게 삐끗해도 펀드 전체가 휘청일 수 있습니다. 또한 원자력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이슈가 생기면 피할 곳이 없죠. 괜히 투자 위험 등급이 2등급(높은 위험)으로 분류된 게 아니었습니다. 결국 이 ETF는 원자력 테마라는 한 바구니에, 그것도 AI가 고른 10개의 달걀만 담는 고도의 집중 전략을 쓰는 셈입니다.
두 번째 고민은 AI 선정 방식 자체의 한계였습니다.
AI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관련 종목을 실수로 누락하거나 반대로 연관성이 적은 종목을 편입할 위험이 존재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10개 기업이 오직 원자력 사업만 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원전 건설 비중이 높은 기업은 원자력 업황이 좋아도 건설 경기 전반이 나쁘면 주가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즉, 이 ETF에 투자하는 것이 100% 순수한 원자력 산업의 성과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괴리 위험은 감안해야 했습니다.
비용과 세금
마지막으로 현실적인 비용과 세금 문제를 살펴봤습니다.
- 총보수: 연 0.3000%
- 기타비용 등: 연 0.0718%
- 총보수·비용 합계: 연 0.3718%
테마형 ETF치고는 보수 수준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은 세금이었어요.
이 펀드는 국내 주식형 ETF로 분류됩니다. 그래서 해외 ETF나 채권형 ETF와는 과세 방식이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국내 상장 주식의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는다는 점이죠.
하지만 여기서 아주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투자에 손실이 발생해도 세금을 낼 수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펀드 내에서 발생한 이자나 배당 소득은 과세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1년 동안 펀드 내 주식들에서 배당금이 10만 원 나왔는데, 주가 하락으로 펀드 전체 평가는 -50만 원이 되었다고 가정해 보죠.

내 계좌는 분명 마이너스지만, 과세 대상인 배당 이익 10만 원이 발생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세금(15.4%)은 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흔한 경우는 아니겠지만, 이런 세금 구조를 모르고 투자했다면 나중에 당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CE 원자력TOP10 ETF 는 확실히 매력과 위험이 뚜렷한 상품입니다. AI가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10개의 핵심 종목을 골라준다는 점 그리고 원자력이라는 강력한 테마에 집중 투자한다는 점 은 분명 매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10종목이라는 극단적인 집중 투자 는 그만큼 높은 변동성을 의미하고, AI 선정 방식의 잠재적 오류 나 국내 주식형 ETF의 독특한 과세 방식 등은 투자 전 반드시 이해해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장을 편하게 추종한다는 느낌보다는, 원자력 테마에 대한 나의 강한 확신을 AI의 도움을 받아 레버리지한다는 느낌에 더 가까운 ETF라고 결론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