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장 변동성이 참 만만치 않죠. 저도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면서 여러 투자 상품을 살펴보다가 이름부터 아주 독특한 ETF를 하나 발견해서 공부해 본 내용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바로 삼성KODEX 200롱코스닥150숏 선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이라는 상품이에요.
이름이 정말 길죠? 쉽게 말해 KODEX 200 롱 코스닥 150 숏 ETF입니다. 이름에 롱(Long)과 숏(Short)이 같이 들어있어서 이게 도대체 어떤 상품일까 궁금합니다.
단순히 시장 상승이나 하락에 베팅하는 일반적인 ETF와는 개념이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코스피는 사고(Long), 코스닥은 파는(Short) 전략 이 ETF의 핵심 전략은 이름 그대로입니다. 코스피200 선물 지수를 100% 매수(롱)하는 동시에, 코스닥150 선물 지수를 100% 매도(숏)하는 전략을 사용해요.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제 나름대로 쉽게 해석해 보면, 코스피200이 코스닥150보다 상대적으로 더 좋을 것 같다에 투자하는 상품이에요.
- 만약 코스피200은 오르고 코스닥150은 내린다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
- 만약 둘 다 오르더라도 코스피200이 코스닥150보다 더 많이 오른다면?
- 만약 둘 다 내리더라도 코스피200이 코스닥150보다 덜 내린다면?
이런 상황에서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시장 전체가 오르더라도 코스닥150이 코스피200보다 훨씬 더 폭발적으로 상승한다면 손해를 볼 수 있는 거죠.
고위험 등급, 절대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되는 이유
투자 위험 등급이 2등급(높은 위험)이었어요. 일반적인 주식형 ETF보다 높은 수준인데, 그 이유가 명확했습니다.
1, 최악의 시나리오: 롱/숏 포지션의 동시 손실
가장 무서운 건, 제가 매수한(롱) 코스피200은 하락하고, 동시에 제가 매도한(숏) 코스닥150은 상승하는 경우예요. 말 그대로 양쪽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더블 펀치를 맞게 되는 거죠. 이건 단순한 시장 하락보다 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가장 중요한 함정: 일간 수익률 추종과 복리효과
이 ETF를 공부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입니다. 이 상품은 일간 수익률을 추종해요. 장기투자 또는 적립식투자를 하는 경우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우리가 하루 이상 투자하게 되면 복리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한 달 뒤 코스피200 누적 수익률이 +5%이고 코스닥150 누적 수익률이 +2%라고 해서, 이 ETF가 +3%의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매일매일의 ‘코스피200 일일 성과 – 코스닥150 일일 성과’가 복리로 쌓이는 방식이라, 시장 변동성이 커지거나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우리가 단순하게 생각하는 누적 수익률과의 격차(괴리위험)가 커질 수 있습니다.
3, 선물(파생상품) 투자의 기본 위험
이 상품은 주식을 직접 사고파는 게 아니라 선물이라는 파생상품을 이용해요. 파생상품은 기본적으로 레버리지 효과(적은 돈으로 큰 포지션을 잡는 효과)가 있어서 위험성이 높고 만기가 있는 선물을 다음 만기로 교체(롤오버)하는 과정에서 비용이나 손실이 발생할 위험(롤오버 위험)도 안고 있습니다.
그럼 이 ETF, 도대체 누가 왜 쓸까? (개인적인 생각)
일반 주식투자보다 높은 위험을 감내할 수 있고 재무적 지식을 보유한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되어 있어요.
제 생각에 이 상품은 전술적 투자에 특화된 도구 같아요.
가령, 앞으로 한두 달간은 반도체 대형주(코스피)는 강세를 보이겠지만, 그동안 많이 오른 바이오나 게임주(코스닥)는 조정을 받을 것 같다라는 아주 구체적이고 강한 시나리오를 가진 투자자가 시장 전체의 방향성과는 무관하게 두 시장 간의 성과 차이에만 베팅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거죠.
단순히 시장이 오를 것 같으면 코스피 레버리지를 사면 되고, 내릴 것 같으면 인버스를 사면 되지만, 이건 시장 방향성이 아니라 코스피의 상대적 우위에 투자하는, 훨씬 더 정교하고 고차원적인 전략 상품입니다.
세금과 보수 보수(비용)
총보수는 연 0.63018% 정도이고, 기타 비용까지 합치면 연 0.6744% 수준이네요. 국내 주식형 ETF와는 달리, 주식-파생형 상품이라 매매차익에 대해 과세됩니다.

매매차익과 과표증분 중 적은 금액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원천징수돼요. 물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도 포함되고요.
KODEX 200롱코스닥150숏 ETF는 시장의 방향성이 아니라 두 시장(코스피200 vs 코스닥150) 간의 상대적인 성과에 투자하는 흥미로운 상품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일간 수익률을 추종한다는 점 파생상품을 이용한 고위험 상품이라는 점 을 감안할 때, 절대로 장기 보유하거나 적립식으로 모아갈 상품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단기적으로 두 시장 간의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는 명확한 근거와 확신이 있을 때, 그리고 그 위험을 정확히 이해하고 감수할 수 있을 때만 활용해야 하는 아주 전문적이고 전술적인 도구라는 게 제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