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연히 50대 초반 분들의 은퇴 준비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깊이 있게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다들 순자산은 어느 정도이신가요?, 은퇴 후 예상 생활비는요?
은퇴를 앞둔 세대의 현실적인 고민과 계획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이 월 500만 원이라는 금액은 많은 분들에게도 공통적인 목표 또는 기준으로 여겨지고 있었습니다. 어떤 분은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을 합쳐 월 500만 원을 계획하고 있었고ㅡ 또 다른 분은 부부 합산 국민연금 250만 원에 나머지를 개인연금 등으로 충당하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풍족한 생활을 넘어 10년 뒤의 물가 상승 과 현재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고자 하는 현실적인 목표치로 보입니다.
물론 월 1,000만 원을 목표로 달리는 분 도, 350~400만 원을 현실적인 목표로 잡는 분 도 있었지만, 월 500만 원은 은퇴 후의 삶을 존엄하게 꾸려나가기 위한 하나의 상징적인 숫자가 된 듯합니다.
하지만 목표가 명확하다고 해서 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가장 자주 언급된 불안 요소는 바로 연금 크레바스였습니다. 55세 전후로 퇴직하더라도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65세까지는 5년에서 10년에 달하는 소득 공백기, 즉 소득 절벽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한 분은 부부 합산 연금이 400만 원으로 예상되지만, 수령 시점까지 5년간은 막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연금 크레바스 기간을 어떻게 현명하게 넘길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안고 있었으며 이 시기를 대비하기 위해 IRP(개인형 퇴직연금)를 납입하거나 퇴직 전까지 벌어들인 소득을 이 기간의 생활비와 자녀 증여용으로 계획하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현금 흐름으로
발견한 또 하나의 중요한 흐름은 자산 관리의 패러다임이 총 순자산의 규모에서 꾸준한 현금 흐름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산의 대부분(심지어 90%)이 부동산에 묶여 있어 실제 쓸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한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부동산은 깔고 앉아 있는 것이라는 말처럼, 당장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자산을 유동화하여 현금 흐름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입니다.
이를 위해 많은 분들이 예·적금을 빼서 국내외 ETF에 투자하거나 직접 미국 주식 투자를 공부하며 금융 자산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상가나 아파트를 통해 월세를 받는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국민연금, 주택연금, 개인연금 등 여러 개의 파이프라인을 촘촘하게 설계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자산을 불리는 것을 넘어, 매달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월급 같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은퇴 준비의 핵심임을 보여줍니다.
마라톤을 뛰는
45억 , 98억 등 놀라운 자산을 이룬 분들의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이런 글들을 보며 저와는 먼 이야기 같다거나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며 상대적 박탈감이나 조급함을 느끼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 분의 말처럼 행복이 숫자로 계산되나요라는 질문일 것입니다.
각자의 상황과 삶의 방식이 다른 만큼, 다른 사람과의 비교는 무의미합니다. 오히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공부하고 IRP, 연금저축, ISA 등을 활용해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가치 있었던 이유는, 서로의 계획을 공유하며 자극도 받고 위로도 얻는 함께 달리는 마라톤의 장이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은퇴 준비는 막막하고 외로운 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비슷한 고민을 나누고 서로의 경험에서 배우다 보면, 막연했던 불안감은 구체적인 계획으로, 조급함은 꾸준한 실천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