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오후, 습관처럼 인터넷 커뮤니티를 둘러보다 흥미로운 질문 하나에 눈길이 멈췄습니다.
“우리나라 40대 중반 남성의 평균 수입은 어느 정도일까요? 일반 직장인 기준으로 세전 월 500만 원이면 평균인가요, 아니면 높거나 낮은 편인가요?”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누군가는 “그 정도면 중하위권”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다른 누군가는 “꿈같은 이야기”라며 현실의 벽을 이야기했죠.
이 상반된 반응들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평균이라는 단어의 함정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인터넷에서 이야기하는 화려한 숫자와 내가 발 딛고 선 현실 사이의 괴리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인터넷 속 평균과 현실의 중간값
세전 500만 원은 낮은 편이라고 말하는 의견의 이면에는 대기업이나 전문직 등 높은 소득을 올리는 일부의 사례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 전체를 놓고 보면 어떨까요? 2025년 기준 40대 남성의 평균 월급은 약 451만 원이며 특히 소득 순으로 줄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있는 사람의 소득, 즉 중위소득은 월 335만 원 수준이라는 데이터도 있었습니다.
평균 소득이 소수의 고소득자에 의해 끌어올려지는 착시효과를 걷어내면, 중위소득이야말로 우리 주변의 평범한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현실에 더 가까운 숫자일 겁니다.
상위 10%는 1억 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300~400만 원대의 월급을 받고 있다는 현실.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9%, 그리고 종사자의 80% 이상이 중소기업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세전 500만 원이라는 월급이 결코 낮은 금액이 아님을, 오히려 평균보다 높은 준수한 소득임을 알 수 있습니다.
40대 가장의 무게
사실 40대에게 월급은 단순한 숫자의 의미를 넘어섭니다. 소득이 정점에 이르는 시기인 동시에 자녀 교육비와 주거비 등 인생에서 가장 많은 지출이 몰아치는 때이기도 합니다.
연봉 1억을 버는 사람도 세금을 떼고 나면 생활비가 빠듯하다고 느끼는 것이 현실입니다. 월 500만 원을 벌어도, 세후 실수령액은 400만 원 초중반대가 됩니다.
이 돈으로 4인 가족이 생활하고, 아이들 학원비를 내고, 대출 이자를 갚고, 노후를 준비하는 것은 결코 녹록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300~400만 원으로 생활이 되나라고 반문하면서도, 동시에 세후 410만 원이면 높은 것이라며 서로를 격려하는 것이죠.
결국 중요한 것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내 소득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소득 안에서 어떻게 삶을 꾸려나가고 미래를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일 겁니다.

인터넷 속 익명의 누군가가 던지는 평균이라는 잣대에 흔들릴 필요는 없습니다.

세전 500만 원은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조금 더 분발해야 할 목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돈을 벌기 위해 오늘 하루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든 40대 가장의 땀과 노력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