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라면 한 번쯤 겪는 고민이 있다. 바로 직장과 집값, 그리고 아이 교육 사이에서 어느 것을 우선순위에 둘 것인가 하는 문제다.
최근 이런 고민을 하는 한 가정의 사례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남편과 아내의 직장이 각각 사하구와 북구 금곡동으로 흩어져 있고, 여섯 살과 한 살 두 아이를 키우는 이 가정은 현재 부산 북구 화명동의 화명 롯데캐슬 카이저에서 전세로 거주하고 있다.
내년 이사를 앞두고 지금 사는 카이저에 그대로 눌러앉을지, 아니면 동래구 온천동의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로 옮길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화명 롯데캐슬 카이저, 익숙함과 넓은 평수의 안정감
화명 롯데캐슬 카이저는 2012년에 입주한 5,000세대가 넘는 대단지다.
부산 북구에서는 단일 단지로 가장 규모가 크고, 상가와 지하철역이 바로 연결되어 있어 생활 인프라 면에서는 아쉬울 것이 없는 곳이다.
다만 준공한 지 10년이 훌쩍 넘은 만큼 신축이 주는 산뜻함은 없고, 북구 자체가 최근 몇 년간 집값 상승 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이 가정의 경우 남편 직장이 사하구, 아내 직장이 같은 북구 금곡동이라 카이저에 계속 산다면 출퇴근 부담이 가장 적다는 장점이 뚜렷하다. 30평대 아파트를 기준으로 6억 중반대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어 예산과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 신축이 주는 기대감
반면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는 2021년 12월에 입주를 마친 3,853세대 규모의 신축 단지다.
온천동 일대를 재개발해 조성된 곳으로 1단지부터 4단지까지 나뉘어 있고, 단지마다 입지와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다.
준공 5년 차의 신축이라는 점, 그리고 최근 몇 년 사이 동래구 일대의 집값 상승세가 북구보다 눈에 띄게 가팔랐다는 점이 이 아파트를 고민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였다.
다만 직장과의 거리는 카이저보다 확실히 멀어진다. 만덕터널을 넘어 출퇴근해야 하는 구조라 편도로 최소 30분 이상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단지 안에서도 단지별 격차가 크다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를 검토할 때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은 단지별 차이다. 1단지와 2단지는 상대적으로 거래가 활발하고 초등학교 통학과 학원가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4단지는 언덕에 위치해 있어 도보 이동이 불편하고, 거래량 자체가 워낙 적어 팔고 싶을 때 제때 팔기 어려운 환금성 문제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같은 예산이라면 굳이 거래가 뜸한 4단지를 고집하기보다는 1단지 쪽으로 예산을 조금 더 끌어올리는 편이 실거주와 향후 매도 모두에서 유리하다는 시각이 많다. 25평형은 두 아이를 키우기에 다소 좁게 느껴질 수 있어, 평수를 늘릴지 신축 프리미엄을 택할지 다시 한번 저울질해야 하는 지점이다.
아이 둘 키우는 가정이라면 무엇을 먼저 봐야 할까
집값 상승 가능성만 놓고 보면 신축이자 재개발 단지인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상황에서는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 시간과 등하원 동선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도 결코 작지 않다.
집값이 5천만 원, 1억 원 오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매 시 발생하는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감안하면 실제 손에 쥐는 차익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반대로 지금의 넓은 평수와 짧은 출퇴근 시간을 포기할 만큼 자산 증식이 시급한 상황인지도 스스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
이 가정의 고민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은, 부동산 선택에는 정해진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면 답은 훨씬 쉬워진다.
직주근접과 넓은 실평수, 안정적인 생활 인프라가 우선이라면 화명 롯데캐슬 카이저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다소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신축 프리미엄과 향후 상승 여력에 무게를 둔다면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 그중에서도 거래가 활발한 1단지나 2단지를 직접 방문해보고 결정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두 단지 모두 실제로 발품을 팔아 직접 걸어보고, 등하원 동선과 주차 여건까지 꼼꼼히 확인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이 후회를 줄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은 특정 아파트에 대한 매수를 권유하는 글이 아니며,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참고용 콘텐츠다. 실제 매매나 투자 결정은 최신 시세와 현장 상황을 직접 확인한 뒤 신중하게 내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