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높은 분배금은 너무나 매력적이지만, 한편에서는 주가 상승은 막히고 원금은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린다는 무서운 경고도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특히 주식 고수라고 불리는 분들 사이에서 이런 부정적인 인식이 더 강한 것 같아, 이제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저 같은 투자자는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정말 커버드콜은 손실만 보는 구조일까요?
우리가 흔히 커버드콜의 단점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대부분 1세대 상품에 해당합니다. 기초자산이 오를 때 얻을 수 있는 수익(상방)이 거의 막혀있는 구조였죠.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때 다른 주식들은 훨훨 날아가는데, 내 커버드콜 ETF만 제자리걸음을 하면 속이 탈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시장이 급락할 땐 또 그대로 하락을 다 맞으니, 주가가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면 장기적으로 계좌가 녹아내릴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단점을 보완한 2세대 커버드콜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상방을 얼마나 열어두었는가입니다.
흥미롭게 본 한 상품의 경우 기초자산 주가가 오르면 그 상승분의 90%까지 따라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나머지 10%의 상승분은 포기하는 대가로 높은 월배당을 받는 구조지만, 기존 상품들처럼 주가 상승을 구경만 해야 했던 답답함은 상당 부분 해소된 셈입니다.
커버드콜 투자의 타이밍
그렇다면 이 2세대 커버드콜은 언제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한 커뮤니티에서 본 사계절 타이어 비유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뜨거운 여름 (확실한 상승장), 이럴 땐 당연히 여름용 타이어, 즉 기초자산(본주)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가장 높은 수익을 냅니다.
꽁꽁 어는 겨울 (확실한 하락장), 이럴 땐 윈터 타이어를 끼거나(인버스 투자) 아예 운전을 쉬는(현금 보유) 것이 현명합니다.
커버드콜은 바로 애매한 봄, 가을 날씨에 빛을 발하는 사계절 타이어와 같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AI 시장처럼 버블이 걱정되지만 그렇다고 투자를 안 할 수는 없는 그런 시장 말입니다.
앞으로 70% 확률로 더 오를 것 같지만, 30% 확률로 횡보하거나 조정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때, 양수겸장의 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상승장에서는 상승분의 90%를 따라가면서 오름세를 놓치지 않고, 만약 횡보하거나 약세장이 오더라도 연 10~20%의 높은 분배금이 하락의 충격을 완화해주는 안정성을 더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의문이 생깁니다.
상승분의 10%만 포기해서 어떻게 연 20%에 달하는 엄청난 분배금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이 가장 궁금했는데, 몇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있었습니다.
- 옵션 거래 빈도: 매달 한 번씩 옵션을 파는(월물) 것보다 매일 옵션을 파는(일물) 방식이 훨씬 더 많은 수익(프리미엄)을 챙길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 상품들이 Daily 옵션 전략을 쓰는 이유입니다.
- 뜨거운 시장의 열기: AI처럼 모두가 주목하는 분야는 주가 변동성도 크고, 그만큼 옵션 가격이 비싸게 형성됩니다. 비싸게 팔 수 있으니 분배금 재원도 자연히 늘어납니다.
- 자본 이익 분배: 2024~2025년처럼 AI 랠리가 펼쳐진 구간에서는, ETF가 보유한 기초자산의 일부를 비싸게 팔아서 얻은 차익을 분배금에 포함시키기도 합니다.
- 자본 환급(주의!):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입니다. 분배금 중 일부는 수익이 아니라 내 투자 원금을 돌려주는 자본 환급일 수 있습니다. 이건 세금을 떼지 않기 때문에 과세표준액을 보면 구분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주당 분배금이 200원인데 과세표준액이 160원이라면, 40원은 내 원금을 돌려준 셈이죠. 다행히 제가 살펴본 상품은 자본 환급 비중이 지난 1년간 전체 분배금의 20% 수준으로, 대부분은 실제 운용 수익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리스크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몇 가지 현실적인 리스크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 원금 손실 가능성: 분배금은 옵션 수익으로 주니까 원금 손실은 없지 않나요?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기초자산이 폭락하면 커버드콜 ETF도 똑같이 폭락을 피할 수 없습니다. 높은 분배금은 손실을 일부 만회해주는 완충재일 뿐, 원금을 지켜주는 방패가 아닙니다.
- 다소 비싼 운용보수: 이런 복잡한 구조의 상품은 대체로 운용보수가 비싼 편입니다. (연 0.7%대) 단기적으로는 큰 차이가 아닐 수 있지만, 10년 이상 장기 보유 시에는 이 수수료가 복리로 쌓여 수익률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자가배당이라는 대안: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목적이라면, 굳이 커버드콜이 아니더라도 ‘자가배당’이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QQQ ETF를 보유하면서 매달 필요한 만큼(예: 0.5%)씩 직접 팔아서 현금 흐름을 만드는 방식이죠. 어떤 방식이 더 유리한지는 시장 상황과 개인의 투자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함께 비교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내용을 종합해본 결과, 커버드콜 ETF는 독이 든 성배라기보다는 특정 상황에 유용한 특수 공구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상황에 맞는 만능(All Mighty) 상품은 아니며, 특히 10년 이상 장기 투자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향후 1년 정도를 내다봤을 때, 특정 분야가 크게 오르거나 혹은 옆으로 횡보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주가 상승의 과실을 일정 부분 챙기면서, 시장이 주춤할 때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2세대 커버드콜 상품들을 한번 주의 깊게 공부해 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