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애틀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 어느 새벽, 모두가 잠든 사이 누군가의 메일함에는 해고 통지서가 도착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기업이라 불리는 아마존에서 벌어진 대규모 레이오프(Layoff) 이야기입니다.
한 아마존 직원이 전한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통해, AI가 바꾸고 있는 우리의 일자리와 삶의 취약성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살아남은 게 아니라, 목숨이 연장되었을 뿐
해고 통지를 받지 않은 사람들은 안도하며 출근하지만, 사무실 분위기는 마치 종말이 온 듯 무겁습니다.
어제까지 함께 코드를 짜고 커피를 마시던 동료의 책상에는 여전히 온기가 남아있지만, 주인은 이미 시스템 접근 권한을 박탈당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수년간 슬랙(Slack)이라는 메신저로만 소통했기에, 그가 떠난 뒤에는 연락할 방법조차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디지털로 연결된 현대 직장인들의 관계가 얼마나 모래성처럼 허무한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AI가 가져온 개발자 잔혹사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개발자는 모셔가는 귀한 인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 10명의 일을 2명이 하는 시대: 이제 AI가 웬만한 개발자보다 더 양질의 코드를 저렴하고 성실하게 짜냅니다.
- 고연봉의 역설: 경력이 쌓여 몸값이 높아진 시니어들은 오히려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해고의 1순위 타깃이 되기도 합니다.
- 무너진 이직 시장: 예전엔 해고돼도 갈 곳이 많았지만, 지금은 시장에 쏟아져 나온 수만 명의 인재와 절반의 연봉으로도 일하겠다는 절박한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화려한 연봉 뒤에 숨겨진 불안한 삶
미국 빅테크 직원의 고연봉은 부귀영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살인적인 물가를 감당하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이었습니다.
월급이 한두 달만 끊겨도 살인적인 집세와 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노숙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공포가 그들을 짓누릅니다.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말은 이제 사치가 되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신규 채용은 줄어들고, IT 업계에서는 “지금 직장이 마지막일 것 같다”는 탄식이 흘러나옵니다.
단순히 코딩 기술이나 전문 지식만으로는 나를 차별화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내가 비용 대비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증명하는 것을 넘어,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적인 연결과 비즈니스적인 통찰력을 키워야 할 때입니다.

아마존의 화려한 구(Sphere) 건물은 여전히 빛나지만, 그 안의 인간들은 점점 작아져만 갑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운이 나빠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곧 닥칠 미래의 예고편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