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단순히 산자푸 중층 > 하늘채 중층 > 그랑메종 중층 같은 서열 놀이에 빠졌지만 막상 매물을 마주하니 현실은 훨씬 복잡했죠.
산자푸 저층과 그랑메종 중층이 비슷한 가격대라면 어떤 선택이 현명할까요? 여기서 저층의 기준마저 모호합니다. 흔히 필로티나 1~2층을 생각하지만, 3~5층, 심지어 8층까지도 저층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에 머리가 아파왔습니다.
평지 vs 언덕
구성남 지역을 다녀보신 분들은 평지라는 두 글자가 얼마나 큰 가치를 갖는지 공감하실 겁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역에서 내려 집까지 걸어가는 마지막 길이 가파른 언덕이라면? 상상만으로도 피로가 몰려옵니다.
이런 면에서 신흥역과 가까운 하늘채는 평지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그랑메종이나 산자푸 일부는 단지 내에서도 경사를 마주해야 하죠. 하지만 단순히 평지라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입지적 장점은 다른 단점과 맞교환 될 수 있습니다.
역세권의 함정
역세권은 실패하지 않는다’는 말은 부동산의 오랜 격언입니다. 하지만 성남 신축 단지들을 비교하며 이 격언이 항상 정답은 아닐 수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분명 하늘채나 그랑메종은 역과 더 가깝지만, 시세는 비역세권으로 평가받는 산자푸가 가장 높게 형성되어 있으니까요.
이는 역과의 거리 외에도 브랜드 가치, 단지 규모, 내부 설계 등 복합적인 요소가 가격에 반영된다는 증거였습니다.
같은 역세권이라도 단지마다 미묘한 차이가 존재했습니다. 예를 들어 하늘채 2단지는 신흥역 주변이지만, 세대수가 적고 언덕길을 올라야 해서 오히려 그랑메종 1단지보다 선호도가 낮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대단지 vs 나 홀로
흥미로운 논쟁은 바로 아파트의 상품성 문제였습니다. 특히 하늘채 1단지와 3단지를 둘러싼 갑론을박은 제게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죠.

하늘채 3단지는 평지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세대수(약 400세대), 부족한 조경, 협소한 주차 공간(세대당 1.15대) 등의 이유로 나 홀로 아파트와 다름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신축 아파트에 기대하는 대단지의 쾌적함, 즉 잘 꾸며진 조경과 산책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죠.

한쪽에서는 조경이 없어도 숲 영구 조망이 있고, 실거주 만족도가 높다고 항변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뷰는 한 달이면 익숙해지고, 결국 아파트의 가치는 조경과 커뮤니티 같은 상품성에서 나온다고…
나만의 우선순위를
미래 가치와 환금성을 최우선으로 둔다면, 거래량이 많고 시세를 이끄는 대장 아파트의 중층 이상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겁니다.

매일의 출퇴근 편의성이 중요하다면, 다소의 단점을 감수하더라도 역과 가깝고 평지에 위치한 곳이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이라면, 단지 내 조경이 잘 되어 있고 초등학교가 가까운 곳에 더 높은 점수를 주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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