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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소득 2천만 원 넘으면 큰일 날까? 직접 신고해보면

  • 기준

배당주 투자를 처음 알아볼 때 제일 먼저 맞닥뜨리는 벽이 있다.

바로 배당소득 2천만 원 이라는 숫자다. 이 금액을 넘으면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이 되고, 세금이 폭탄처럼 쏟아진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에 넘쳐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딱 2천만 원 아래로 배당을 맞추거나, 아예 배당 투자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봤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처음엔 그랬다.

세율표를 보면 20~30%대 구간이 떡하니 나와 있으니, 배당금에서 30% 가까이 떼어가면 수백만 원이 그냥 사라지는 거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막상 직접 신고를 해보니 현실은 좀 달랐다.

근로소득이 1억 원에 가깝고, 배당도 세전으로 6천만 원 가까이 받는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이 정도면 종합소득세를 수백만 원은 더 내야 할 것 같지 않나!

근데 실제 납부한 추가 세금이 30만 원대였다면 어떨 것 같은가?

믿기 어렵겠지만 이런 사례가 실제로 존재한다. 이유가 뭘까?

국내 세법에는 다양한 공제 항목이 붙어 있다.

근로소득공제, 인적공제, 특별공제 등 이런저런 공제들이 쌓이면 실제로 과세되는 금액이 생각보다 줄어든다.

특히 부양가족이 있거나 고령의 부모님이 있는 경우 공제 혜택이 더 크게 작동한다.

그래서 같은 소득이라도 사람마다 실제 납부액에 큰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다.

중요한 건, 막연하게 배당 많이 받으면 세금 폭탄이라는 공식이 항상 맞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건강보험료는 어떻게 될까?

세금 못지않게 사람들이 걱정하는 게 건강보험료다. 이 부분은 상황에 따라 꽤 차이가 나기 때문에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직장에 다니는 경우, 금융소득이 2천만 원을 넘어도 건보료는 소득 부분에만 요율이 적용된다.

월급에서 이미 직장 건보료가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올라가는 건보료가 크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직장이 없는 지역가입자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소득뿐 아니라 보유한 재산, 즉 집값까지 건보료 산정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은퇴 후 배당만으로 생활하는데 공시지가 10억짜리 집을 갖고 있다면, 건보료 부담이 눈에 띄게 커질 수 있다.

또 하나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피부양자 자격이다.

금융소득이 2천만 원을 넘으면 배우자나 자녀의 건강보험에 피부양자로 올라 있던 사람이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될 수 있다.

전업주부나 은퇴자 입장에서는 이게 실질적인 부담이 된다.

그래서 건보료는 얼마 안 나온다는 말도, 엄청나게 나온다는 말도 둘 다 정답이 아니다.

본인의 상황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론이 나온다.

2천만 원 한도, 15년 전에 정해진 숫자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만한 사실이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인 연 2천만 원이라는 숫자, 이게 무려 15년 전에 정해진 기준이다.

15년 사이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오르락내리락하고, 주식 배당 문화도 많이 달라졌다.

그런데 기준선은 그대로다.

지금 기준으로 연 배당 2천만 원이면 월 167만 원 정도인데, 이걸 “고소득 금융자산가”로 분류해서 종합과세를 적용하는 건 시대와 좀 맞지 않는 측면도 있다.

배당 투자를 통해 노후를 준비하려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이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는 셈이다.

완전분리과세나 한도 상향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세금을 피하려다 더 손해 보는 경우도 있다.

이 부분이 좀 아이러니한 대목이다. 세금이 무서워서 배당을 2천만 원 아래로 억지로 맞추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그렇게 하려면 주식 수를 줄이거나, 배당률 낮은 종목으로 갈아타야 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잃게 되는 것들이 있다.

장기 보유에 따른 배당 성장, 주가 상승분, 복리 효과 같은 것들이다. 결국 세금을 아끼려다 더 큰 수익 기회를 놓치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

물론 세금을 줄이는 노력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ISA 계좌, 연금저축, 세액공제 배당 종목 등 합법적인 절세 수단을 챙기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다만 절세가 목적이 되어 투자의 본질을 흐리는 건 다른 문제다.

가령 은퇴 후 월 500만 원의 현금흐름을 만들고 싶다면, 연금저축계좌를 활용할 경우 건보료가 거의 붙지 않아 효율이 높다.

반면 일반 계좌에서 배당으로 같은 금액을 받으려면 건보료를 포함해 더 많은 금액을 인출해야 한다.

이런 차이를 알고 설계하는 것과 모르고 설계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꽤 다른 결과를 낳는다.

결국 가장 솔직한 조언은 이것이다. 한 번 직접 신고해보라는 것이다.

숫자로 보는 세율표와, 실제 내 상황에 공제를 다 적용하고 나서 나오는 납부액은 다르다.

나와 비슷한 소득과 배당을 가진 사람도 개인 상황에 따라 납부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에 떠도는 배당 2천만 원 넘으면 큰일 난다는 말을 그대로 믿고 투자 전략을 바꾸는 건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

5월에 종합소득세 자진 신고를 해보고, 실제 납부액을 확인한 뒤 그다음 전략을 짜도 늦지 않다.

만약 그때 세금이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면 그때 가서 주식 수를 조절하거나 절세 전략을 더 강화하면 된다.

반대로 생각보다 적게 나온다면 배당을 계속 늘려가는 방향으로 가도 된다.

세금이 무서워서 배당 투자를 시작도 못 하는 것보다, 일단 시작해서 직접 확인하는 쪽이 나은 선택이라고 본다.

부동산으로 월세를 받는 것처럼, 주식 배당으로 매달 현금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노후 설계의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세금 부담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배당 투자를 포기할 만큼 무시무시한 수준도 아닌 경우가 많다.

세금을 피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배당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세금은 그 과정에서 당연히 따라오는 부분이고, 내야 할 세금을 내면서도 손에 남는 돈이 더 많다면 그게 맞는 방향인 것이다.

지금 배당 투자를 고민하는 분이라면, 세금 걱정보다 먼저 좋은 종목을 찾고 꾸준히 모아가는 것에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 한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며, 세무 전문가의 공식 조언이 아니다.

개인별 세금은 소득 구조, 공제 항목, 가족 상황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정확한 계산은 세무사 상담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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