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주식 시장, 특히 S&P500 지수를 보면 이러다 영원히 오르는 건 아닐까? 하는 즐거운 상상에 빠지곤 합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스멀스멀 불안감이 피어오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과연 이 상승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만약 조정이 온다면, 그 시점은 언제쯤이고 깊이는 어느 정도일까요?
이런 막연한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저는 느낌이 아닌 데이터에서 답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가장 대표적인 ETF, SPY의 과거 데이터를 열어보았습니다.
100달러 상승의 법칙
데이터를 분석하던 중, 흥미로운 경향성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SPY의 가격이 특정 금액만큼 오르고 나면, 어김없이 크고 작은 조정이 찾아왔다는 점입니다.
먼저 비교적 최근인 2017년부터 현재 2025년까지 약 8년간의 데이터를 살펴봤습니다.
이 기간 동안 시장에 충격을 주었던 주요 하락 구간들을 복기해보니 놀랍게도 SPY가 약 100달러 상승할 때마다 10%에서 30%에 달하는 큰 조정이 한 번씩 찾아오는 패턴이 있었습니다.
- 2018년의 금리 인상기
- 2020년의 코로나 쇼크
- 2022년의 가파른 인플레이션과 금리 급등
- 그리고 작년과 올해 시장을 흔들었던 지정학적 리스크와 상호 관세 문제까지
원인은 모두 달랐지만,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100달러 상승이라는 이정표 근처에서 시장은 숨을 골랐습니다.
이 패턴을 현재 상황(2025년 10월, SPY 669달러)에 적용해 볼까요? 직전 의미 있는 고점은 2025년 4월의 약 613달러였습니다.
여기에 100달러를 더하면 713달러라는 숫자가 나옵니다. 과거 패턴이 반복된다면, SPY가 700달러를 넘어 713달러에 근접하는 시점이 다음 조정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시야를 30년으로
하지만 겨우 8년 데이터로 성급한 일반화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분석 기간을 1994년부터 약 30년으로 대폭 늘려보았습니다.
닷컴 버블, 글로벌 금융위기, 양적완화 시대 등 굵직한 사건들을 모두 포함해서 말이죠. 결과는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30년의 장기 데이터에서 주요 조정 직전까지의 평균 상승폭은 약 105달러로, 최근 8년의 패턴과 거의 일치했습니다.
이 사실은 100달러 상승 후 조정이라는 가설에 상당한 신뢰를 더해 주었습니다. 이 장기 평균치를 적용하면, 예상 조정 구간은 약 718달러 (613달러 + 105달러) 전후로 계산됩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보수적으로는 690달러부터 넓게는 730달러 사이가 다음 중대형 조정을 경계해야 할 구간으로 보입니다.
이 분석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런 분석을 하는 이유는 숏(매도) 포지션으로 큰돈을 벌기 위함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많은 투자 고수들이 말하듯, 미국 우량주는 언제나 우상향해왔고, 조정은 곧 기회였습니다.

좋은 자산을 더 저렴하게 담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 말입니다. 지난 2025년 4월의 조정을 기억하시나요? 당시 고점 대비 22%나 하락하며 많은 분들이 힘들어했지만, VIX(변동성 지수, 일명 공포지수)가 50~60까지 치솟았던 그 순간은 돌이켜보면 엄청난 매수 기회였습니다.
이런 데이터 기반의 시나리오는 우리에게 두 가지 중요한 도움을 줍니다.
- 마음의 준비: 언제 올지 모르는 하락을 막연히 두려워하는 대신, SPY 700달러 근처에서는 조정이 올 수 있겠구나라고 예상하며 심리적 완충장치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 현금 관리: 모두가 환호에 취해있을 때, 우리는 조용히 현금 비중을 조절하며 다음 매수 기회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4월 하락장에서 총알(현금)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봐야 했던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역사는 똑같이 반복되지 않습니다. 평균 100달러라는 숫자에 갇혀서도 안 됩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전 고점에서 +50달러만 올라도 조정이 시작된 경우도 있었기에, 어쩌면 지금 이 순간도 이미 경계 구간에 접어들었을지 모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예측이 아닌 대응의 영역입니다. 시장의 조정을 공포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자산 증식을 위한 건강한 과정이자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