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미국 주식에 관심을 두기 시작해 ETF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여윳돈을 손에 쥐니,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최근까지 주가가 계속 오르는 것을 보며 기존의 투자 계획을 수정해야 할지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목돈이 생겼을 때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고민, 거치식 vs 적립식…
거치식 투자
투자에 대해 알아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는 역사적으로 거치식이 적립식보다 수익률이 좋았다는 것입니다.
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므로, 하루라도 빨리 투자금을 모두 시장에 넣어두는 것이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많은 투자 고수들은 과감한 거치식을 추천했습니다.
한 투자자는 한 주에 천만 원씩 8주간 나누거나, 그냥 하루에 다 살 것이라며 화끈한 의견을 주었고 또 다른 이는 “저라면 하루에 다 박고 추후 월적립으로 살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9천만 원을 하루에 QQQ와 S&P500 ETF로 나눠 투자했다는 한 분의 경험담은 인상 깊었습니다. 그는 “어떻게 할까 계속 고민하다가 오히려 사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고 말했는데, 이는 실행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했습니다.
하지만 거치식 투자의 가장 큰 전제 조건은 하락장을 견딜 수 있는 마음입니다.
사자마자 파란불로 변한 계좌를 보고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이 없다면 거치식 투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적립식 투자
손실을 잘 견디지 못하는 성향의 투자자에게는 적립식 투자가 훨씬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주식 경험이 없다면 매월 일정 금액을 적립하다가, 원하는 만큼의 하락(MDD)이 왔을 때 추가로 더 사는 방식이 안정적이라는 조언도 있었습니다.
적립식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매수 단가 평준화(코스트 에버리징) 효과와 심리적 안정감입니다. 상승장에서는 거치식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오히려 손실을 줄이고 더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 모을 기회가 됩니다.

거치식으로 했다가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손절하는 분들이 꽤 많다는 현실적인 조언은 마음을 더욱 적립식으로 기울게 했습니다.
하이브리드 전략
거치식의 수익률과 적립식의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은 투자자들을 위한 다양한 하이브리드 전략도 제시되었습니다.
- 50:50 전략: 투자금의 절반(4천만 원)을 먼저 거치하고, 나머지 절반은 한 달간 매일 200만 원씩 분할 매수하는 방법입니다. 또는 절반은 거치, 절반은 적립식으로 가져가는 고전적인 분산 투자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 현금 보유 전략: 일단 5천만 원 중 절반인 2,500만 원만 주 500만 원씩 투자하고, 나머지 2,500만 원은 현금으로 보유하다가 하락장이 오면 투입하는 전략입니다. 이는 시장이 너무 고점이라고 생각될 때 유용한 방법으로, 중요한 것은 일단 시장에 들어와야 한다는 조언과도 일맥상통합니다.
- 선 거치, 후 적립: 목돈을 먼저 거치식으로 넣어두고, 이후 매월 발생하는 수입으로 적립식 투자를 이어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QLD, QQQ, VOO와 같은 좋은 ETF를 고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어떻게 투자할지를 정하는 것입니다.

투자에 있어 유일한 정답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역사적 데이터는 거치식의 손을 들어주지만 투자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심리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결국 가장 좋은 투자 방법은 자신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밤에 두 발 뻗고 잘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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