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청라언덕 일대, 그 언덕 아래로 청라힐스자이와 남산롯데캐슬센트럴스카이 두 단지가 마주 보고 서 있다.
신축이라는 이름값에 어울리게 단지 입구부터 깔끔했고, 청라언덕역을 끼고 있어 지하철로 어디든 움직이기 편한 동네라는 느낌을 받는다.
요즘 이 동네 59타입 시세를 보면 묘한 기분이 든다.
한쪽 단지의 차상층 매물이 6억대 중반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맞은편 단지의 고층 매물도 비슷한 가격대에서 신고가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두 단지가 거의 한 몸처럼 가격을 주고받는 모양새다. 작은 평형인데도 로얄동, 로얄층은 매물 자체가 귀해서 나오면 금방 빠진다고 하니, 이 정도면 이미 오를 만큼 오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가만히 따져보면 신고가라는 숫자 하나만으로 고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이 동네는 수성구 핵심지를 빼면 소형 평수 신축이 몰려 있는 곳이 흔치 않다.
공급이 원래 적은 곳에서 대표 단지가 한번 가격을 끌어올리면 인근 단지도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흐름이 생기기 마련이고, 이건 특정 단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 지역 전체의 구조적인 특징에 가깝다고 본다.
금리 이야기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몇 해 전 금리가 짧은 기간에 급격히 올랐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는 경기 부양을 위해 풀린 통화량이 물가를 끌어올린 것을 잡으려는 금리 인상이었다.
지금 거론되는 금리 인상은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물가를 누르려는 목적이라, 과거처럼 속도를 빠르게 내기는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너무 급하게 올리면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고용에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거주를 우선하는 정책 방향이 계속된다면, 임대 매물을 내놓던 다주택자들이 오히려 직접 거주로 돌아서면서 전월세 물량이 줄고, 그 결과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매매 수요로 옮겨가는 흐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건축비와 인건비, 원자재값이 함께 오른 상황에서는 신규 공급도 쉽게 늘기 어려워 보이니, 입지 좋은 신축의 희소성은 오히려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가격을 볼 때 한 가지는 꼭 가려서 봐야 한다고 느꼈다. 신고가로 알려진 매물 중 일부는 전세를 안고 매도하는 조건이었는데, 이런 매물은 정책자금 대출이 깐깐하게 적용되어 일반 매물보다 가격이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즉 단순히 발표된 숫자만 보고 여기까지 올랐구나라고 판단하면 실제 정상 거래가보다 낮게 잡힌 가격을 기준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책대출 한도가 9억 이하까지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대출이 막힌 매물과 그렇지 않은 매물 사이에는 매매가 기준으로 5% 안팎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평형 선택을 두고도 고민이 많이 될 것 같다. 예산이 충분하다면 84타입처럼 넓은 면적이 실거주 만족도나 향후 투자가치 면에서 유리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예산이 한정적인 상황에서는 입지 좋은 59타입을 선택하는 것도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작년 초 비슷한 고민 끝에 84타입을 매수해 살고 있는 경우를 보면, 매수 당시에는 금리 부담으로 망설였지만 막상 들어가 살아보니 후회가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5년 고정금리로 받아 상단을 막아둔 덕분에 마음이 편하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는데, 최근에는 1년 고정과 5년 고정을 선택하는 비율이 거의 반반이라고 하니, 그만큼 시장의 금리 방향에 대한 확신이 아직 갈려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종합해보면 지금 가격을 두고 명백한 고점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다만 그렇다고 무조건 더 오른다고 장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확실한 건 청라언덕 일대처럼 지하철 두 개 노선이 겹치고 초등학교를 단지 안에 품은 신축 단지는 대구 안에서도 흔치 않다는 점이다.
5년 전 상승장과 비교해 물가와 건축비가 그만큼 올라온 지금, 비슷한 입지 조건을 가진 단지가 새로 들어서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거라 생각한다.
결국 이런 자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희소해질 가능성이 높고, 그 점이 지금의 가격을 어느 정도 뒷받침해주는 근거가 되지 않을까 싶다.